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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서울 목동본당 온라인 신앙서적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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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공동체 미사를 제외한 모든 공동체 활동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이 위기 속에도 새롭고 창의적인 사목을 펼치려 노력하는 본당 공동체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 목동본당(주임 강귀석 신부)의 온라인 신앙서적 독서모임(이하 독서모임)이 그 중 하나다. 본당 부주임 이승화 신부가 진행하는 독서모임은 평소 신앙서적을 어렵게만 생각했던 신자들에게 동기부여의 기회가 되고 있고, 신앙과 교리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있다.

이 신부의 독서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후 영상촬영 장비를 성당에 설치하면서 시작된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위한 영상을 만드는 작업이다. 촬영이 끝난 뒤 이 신부는 참여자들이 독서모임 과제로 제출한 답변에 피드백을 하기 위해 편집프로그램과 씨름한다. 이 과정을 거쳐 20분 정도의 독서모임 영상이 제작된다.

이 신부의 고생 덕분일까. 반응은 폭발적이다. “첫 번째 책인 조너선 모리스의 저서 「하느님의 약속」을 읽으면서 저자와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신부님의 가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신앙서적을 완독할 수 있었다” 등 긍정적 평이 나왔다. 참여의사를 밝힌 신자들도 늘었다. 1회 12명이었던 참여신청자 수가 5월 15일 2회 차 모집에서는 32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방식의 독서모임을 시작한 계기는 동기 신부들과 3년 째 진행하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사제 독서모임’을 신자들에게 적용해보자는 이 신부의 생각에서였다.

사목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고민해왔던 이 신부는 생각을 떠올린 뒤 블로그와 SNS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평소 ‘시몬 신부의 신앙이야기’라는 블로그를 통해 신자들과 소통해왔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조사 결과, 신자들이 신앙서적에 대해서 ‘어렵다’고 인식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한 타인에게 생각을 공개하는 ‘나눔’을 부담스럽게 여겨 독서모임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 신부는 이런 면들을 고려해 온라인 방식의 독서모임을 구성했다. 서적에 대한 가이드 영상을 올리고, 이 신부만이 참석자들의 답변을 보고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독서모임은 자율과 책임을 원칙으로 한다. 우선, 과제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자율성을 극대화했다. 참여자들은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답변을 제출할 수 있다. 책임있는 참여를 위해 규칙도 세웠다. 명단에 이름만 올리고 과제엔 소홀한 이들에게는 1회 경고, 2회 퇴장 규칙이 적용된다. 이러한 원칙으로 이 신부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신앙서적을 원활하게 완독하도록 빠른 조율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 신부는 독서모임의 핵심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교회 내 좋은 책들을 신자들이 접할 수 있게 된 것, 둘째는 신앙이 내 삶과 연결돼 있음을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리 중심 서적과 영성 중심 서적을 번갈아 읽도록 구성했다”는 이 신부는 “한 쪽으로만 치우치면 금세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회 차 서적은 영성에 초점을 두고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이 쓴 「하느님을 찾는 이들에게」로 정했다. 또한 2~3주간 적절한 분량을 나눠 주요 챕터 중심의 가이드 영상을 첨부해 참여자들이 완독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했다.

이 신부의 독서모임은 더 먼 곳을 보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를 우려해 온라인에서만 참여자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본당 홈페이지와 주보공지를 통해 오프라인 모임을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뜻이 맞는 사제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교리, 영성, 교회사 등 분야별로 세분화 시킬 계획이다. 참석자들이 더욱 다양한 교회 내 서적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신부는 “신앙 서적을 통해 내가 바라는 하느님의 모습이 아닌 진짜 하느님을 찾아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독서모임이 참여자들에게 ‘신앙과 삶은 별개가 아니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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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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