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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신앙 실천’ 긴급 설문조사 결과보고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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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는 성당 중심에서 일상 중심으로 바뀌는 신앙 실천 의식과 구조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또한 일상적 사목활동 중단에 대비한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미사 중단 시기, 구성원들과의 공동합의성 실현을 위해 소통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6월 1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열린 ‘팬데믹 시대의 신앙 실천’ 긴급 설문조사 결과보고 워크숍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교회 평신도 연구소인 우리신학연구소(소장 이미영)가 조사·연구한 이번 워크숍에는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워크숍은 가톨릭평론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 성당 중심에서 일상 중심으로

이번 워크숍에서 ‘팬데믹 시대의 신앙 실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안드레아) 연구실장은 “결국 일상 중심의 신앙 실천으로 교회 구성원들의 의식과 구조를 개혁해 나가는 장기적 과제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이하는 교회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신학연구소가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평신도 6074명과 사제·수도자 5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평신도들과 사제·수도자들은 ‘성당 중심에서 일상 중심으로 신앙 실천 의식과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교회가 가장 관심 가져야 할 주제로 꼽았다는 의미다.

실제 ‘코로나 겪은 한국천주교회가 더 관심 가져야 할 주제’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들(평신도 39.3, 사제·수도자 52.3)이 ‘성당 중심의 신앙생활에서 일상 중심의 신앙 실천으로 의식과 구조의 변화’라고 답했다. ‘미사 중요성 등 신앙 의식 재정립’, ‘다양한 온라인 신앙 콘텐츠 개발’, ‘사회적 약자 위한 교회의 공적 역할 확대’, ‘본당 신자의 친교·공동체 의식 강화’보다도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 일상적 사목활동 중단에 대비해야

경 연구실장은 일상적 사목활동 중단에 대비한 프로그램 연구·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제·수도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팬데믹(pandemic·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교구가 우선 대응해야 할 사항에 대해 물었더니, ‘일상 사목활동의 중단에 대비해 사목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응답이 47.5로 가장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다음으로는 ‘팬데믹 위기 상황 시 의사결정에 대한 매뉴얼 마련’(16.7), ‘본당이 속한 지역사회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10.1), ‘전례 중심 본당 공동체의 외연 확장’(9.8), ‘교회 공적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 전환’(9.8), ‘위기 상황에 더 큰 어려움 겪는 신자들 지원’(5.2)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가톨릭교회 : 영향과 미래 전망’에 대해 발제한 가톨릭평론 박문수(프란치스코) 편집위원장은 “미사가 재개되면서 본당과 교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가고 있지 못하다”면서 “‘언택트’(untact·비대면) 경향이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 속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신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를 유지하는 등 사회·경제·종교적으로 언택트 경향이 갈수록 강화하리라는 지적이다. 박 편집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갑자기 다가온 탓에 대처가 미흡했고, 대응 주체도 교구 중심이어서 제공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했다”며 팬데믹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목 시도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 공동합의성 실현 방안 마련 중요

특히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시기, 교회가 공동합의성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소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합 토론 시간, 토론자로 참여한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발비나) 소장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본당에서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고, 설문조사 주관식 응답 결과 중에도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다가 본당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내용으로 연락이 와서 조금 그랬다’는 답변이 있었다”며 “듣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공동합의성을 실현해야 하는 만큼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어 하는 평신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실제로 응답자들은 평신도와 사제·수도자 할 것 없이 대부분(평신도 98.4, 사제·수도자 97.4) “공동체 미사 중단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신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사 중단과 같은 중요한 결정은 신자들과도 충분히 상의해 결정할 일”이라는 견해에 대해 평신도들의 59, 사제·수도자들의 53, 즉 절반 이상이 “동의한다”고 밝혔다.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동안 본당에서 진행된 활동에 대해서도 사제들은 70.9가 ‘본당 소식·강론 등 문자 전달’을 가장 많이 행한 활동으로 꼽았지만, 평신도들은 49.7만이 이 활동을 했다고 밝혀 팬데믹 상황에서 구성원들 내에 전달 경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음을 보여 줬다.



■ 변화의 주체는 평신도

이에 대해 가톨릭평론 편집위원 이현숙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는 종합 토론에서 “앞으로 일상생활에서 신앙 실천이 강화되면서 본당 위주의 신앙생활은 해체되지 않을까 싶다”며 “변화의 주체는 평신도”라고 밝혔다. 특히 이 수녀는 “교회는 변화하는 평신도들의 움직임에 동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이사 김승한 신부(의정부교구 구리 토평동본당 주임)도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면서) 사제·수도자가 훌륭했다기보다는 평신도들이 훌륭했다고 본다”며 “과거의 관습에 의존해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신부는 “‘일상 중심의 신앙 실천’에 대해 사제·수도자·평신도 모두 공통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마땅히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당혹감을 이번에 경험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일상적인 시간 속의 신앙 실천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그동안은 성당·성지와 같이 성스러운 ‘공간’에서만 거룩함이 발생한다고 보통 여겨 왔지만, 이제는 세속적인 공간이라 해도 우리가 보내는 일상적인 ‘시간’들 속에서 성스러움을 발견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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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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