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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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빛으로 제시한 세상 모든 영역의 기준과 실천 지침

사회교리,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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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계양업본당 청소년들이 지역 내 가난한 이들에게 겨울나기용 연탄을 나눠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사도 10,34)

모든 사람은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기에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다. 한국 가톨릭교회 주교회의는 모든 존엄한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해 1982년부터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내고 있다. 또 모든 이가 인간답게 살고 구원에 이를 수 있게 하도록 2011년부터 대림 제2주일 한 주간을 ‘사회교리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인 ‘사회 교리’에 관해 간략히 정리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간추린 사회교리」, 서울 정평위 「가톨릭 사회교리」, 박동호 신부의 ‘언론인 신앙학교 강의록’ 등을 참조했다.



가톨릭 사회교리란 무엇인가

가톨릭 사회교리는 교회의 거룩한 전통 안에서 성경의 가르침으로 해석해 제시한 그리스도인의 생활 지침을 말한다. 한마디로 ‘교회의 도덕적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이 가르침은 그리스도인이 사회 안에서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데 기준으로 삼아야 할 원리와 근본 가치를 제시한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신자가 반드시 사회교리를 배워서 알고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아울러 사회교리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다. 사회교리는 정치, 경제, 문화, 노동, 환경, 외교, 가정, 국가, 인권, 정의, 평화의 문제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공식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참된 인간화와 참된 사회화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양식들을 제시해 준다.

따라서 사회교리는 인간이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복음의 빛으로 제시한 세상 모든 영역의 올바른 기준과 실천 지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주님이 가르치신 사회교리

사회교리의 원천은 ‘복음’이다. 예수님의 사명은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여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여는 두 개의 열쇠를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안겨주셨다. 하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 굶주린 이, 병든 이, 옥에 갇힌 이, 이방인, 소외된 이 등 모든 사람을 형제로 받아들이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준 것이 당신에게 해 준 것이라고 하셨다.(마태 25,40) 이처럼 주님께서는 사회생활을 모든 이를 위한 형제애, 정의, 평화, 존엄의 자리가 되게 하셨다. 아울러 주님께서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고 명하셨다. 여기서 피조물은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 관련된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랑의 명령은 모든 개인, 공동체 생활의 모든 분야, 모든 민족에게 포함된다. 그리고 인간적인 모든 것이 포함된다.



사회교리 보고인 교회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의 삶의 자리는 거룩한 전통이다. 초대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의 주요 관심사는 인간 존엄과 가난한 이들의 권리, 재화의 보편적 목적과 분배 정의, 나눔과 환대의 의무, 연대와 공동선 등이었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아무도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 하지 않았다.(사도 2,44; 4,32 참조) 하느님께서 주신 세상 재화는 공동의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온유하고 사랑스럽고 점잖고 진실하며 서로 사랑하며, 과부를 얕잡아 보지 않고 고아를 보호했다. 떠돌이를 보면 자기 집에 맞아들이고 마치 친형제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이 죽은 것을 보면 힘닿는 대로 너그럽게 매장해 주었고, 그리스도 때문에 감옥에 갇힌 이들이 있으며 기금을 모아 필요한 것을 보내주었다.(아리스티데스 「호교론」 중에서)



사회교리 원리들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7-18)

교회는 세상 사람들이 물질의 유혹에서 벗어나 선을 증진하고 사회 약자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초로 해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보조성, 참여와 책임, 연대성을 사회교리 원리로 제시한다.



1)인간의 존엄성

사회교리의 근본 주제는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존엄함은 절대적이다. 인간은 하느님과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 창조되었으며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의 벗이며, 성령의 궁전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인간의 존엄성을 역사 속에서 정치ㆍ시민의 권리(자유), 경제ㆍ사회ㆍ문화의 권리(평등), 개발ㆍ환경에 대한 연대의 권리(형제애)들로 발전 실현해 왔다. 이러한 인간의 기본 권리들, 즉 인권은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존엄성 때문에 보편적이고 절대적이고, 양도할 수 없으며 침해될 수 없다.



2)공동선

공동선은 개인이나 집단이 자기완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의 모든 조건을 가리킨다.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서 완성을 얻을 수 없다. 공동선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생활의 모든 조건은 인간 삶의 환경과 자연환경 모두 포함한다. 가정, 문화, 정치, 경제, 세계질서뿐 아니라 자연환경이 개인과 모든 이의 자기완성에 기여할 때 공동선이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3)재화의 보편 목적

모든 사람은 자기 발전을 위해 지상의 모든 재화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교회는 이를 ‘재화의 공동 사용권’이라고 한다. 이러한 권리는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는 재화의 보편 목적에 근거한다. 교회는 재화의 공동 사용권이 인간의 기본 권리라고 한다. 이에 교회는 지상의 재화를 선용하라는 당부이다.



4)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국경, 인종, 이념, 종교를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또 교회는 사회적 약자 역시 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정치와 경제, 권력과 집단이 시민사회를 압도하는 구조는 그 목적과 토대가 인간 존엄성 증진과 공동선 실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포용 경제의 실현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5)보조성

보조성은 상위 질서의 사회가 하위 질서의 사회 기능과 역할을 대신하려 하지 말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도와야 한다는 원리이다. 보조성의 원리가 제대로 적용되면 상위 사회 질서의 권력 남용이 방지되고 사회 여러 조직이 질서 있고 조화롭게 조정되어야 한다.



6)참여

모든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참여할 의무가 있다. 참여함으로써 자신뿐 아니라 사회 전체, 나아가 인류 전체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회는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7)연대성

연대성은 사회 안에서 개인이 전체에게, 전체는 개인에게 책임을 지고 돌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연대성 원리의 핵심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이다. 연대성은 무엇보다도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없애고 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발적을 촉진하는 일에 인류가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


가톨릭교회는 인간다운 사회 건설을 이끌어야 할 사회교리의 원리들과 더불어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들을 제시한다. 사회의 모든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 안에 내재해 있으며 인간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근본적으로 진리, 자유, 정의, 사랑이다.



1)진리

모든 사람은 언제나 진리를 추구하고 존중하며 책임 있게 증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회는 특별히 대중매체와 정치ㆍ경제 분야에 관련된 문제에서 진리를 해치려는 시도나 상대화하려는 위험을 경고한다.



2)자유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탁월한 표징이다.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도덕과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 특히 그러하다. 교회는 ‘행사할 권리로서의 자유’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을 무엇이든 ‘거부할 수 있는 자유’를 숭고한 가치라고 믿고 있다.



3)정의

교회는 정의를 “마땅히 하느님께 드릴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려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의지”라고 한다. 그리고 교회는 교환ㆍ분배ㆍ법적ㆍ사회정의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 정의는 무엇보다도 도덕적이어야 한다.



4)사랑

교회는 개인적 사랑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애덕을 가르친다. 이는 상황에 따라 사회의 중개를 활용해 이웃의 삶을 개선하고 이웃의 가난을 초래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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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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