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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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2020 본당의 코로나19 대응현황 조사 보고서’ - 「주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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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코로나19위원회 연구분과위원회(위원장 변승식 신부, 이하 코로나19 연구분과)가 1월 12일 발행한 ‘2020 본당의 코로나19 대응현황 조사 보고서’ 「주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안에서 본당 사제와 신자들이 대응한 생생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1지구부터 8지구까지 각 지구장 추천을 받아 조사에 응한 8개 본당의 코로나19 대응 모습들을 들여다 본다.


■ 위기 상황에서 빛난 사목 열정

팬데믹 상황을 맞이한 본당은 주임신부 혼자 힘으로는 헤쳐 나갈 수 없다. 진건본당(주임 김도현 신부)은 방역과 사목활동을 위해 주임신부와 사목회장, 총무, 홍보분과장, 전례분과장, 사무장 등이 참여한 사목 주간회의를 매주 개최했다. 그 자리에서 실시간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사목 방향과 방법을 논의해 SNS 등으로 구역 신자들에게 결과를 신속하게 전달했다. 코로나19 연구분과는 이를 공동합의성 여정을 위기 상황에서 잘 보여준 사례로 평가했다.

지금동본당(주임 이정윤 신부)에서는 팬데믹 시기에도 불구하고 견진성사를 191명이나 받았다. 견진성사 포스터를 본당 주임 이정윤 신부가 직접 만들고, 냉담 교우들을 위한 초대장도 만들어 보냈다. 교육은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이 신부는 묵주기도를 어려워 하는 이들에게 전화로 기도 방법을 알려 주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견진성사를 받은 인원 중 절반 가까이는 냉담교우였다.

탄현동본당(주임 김종성 신부)은 비교적 젊은 신자 층으로 구성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대면 활동을 비롯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본당 청년회는 미사 중단 기간 동안 매일 단체 채팅방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다.


■ 본당 신부의 위로

김종민 신부는 지난해 2월 신곡2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했다.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를 맞이한 김 신부는 당혹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2월 26일 재의 수요일에 얼굴도 접하지 못한 본당 교우들에게 첫 번째 편지를 띄웠다. 함께 미사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신자들 요청에 언제든 기꺼이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마음을 전달한 내용이다. 이후 김 신부는 미사 재개를 앞둔 4월 21일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본당 교우들에게 17통의 편지를 쓰며 기도 안에서 함께했다.

정발산본당 주임 박병주 신부도 지난해 6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본당 신자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편지에는 공지도 올리는데 9월 25일자에는 ‘워킹 스루 주일 영성체’를 한다고 알렸다. 주일 오후 2시가 되면 성당 마당에서 박 신부가 묵주기도를 하며 영성체를 위해 방문하는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성체 이후 근황을 물으며 몇 마디라도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편 원당본당(주임 이종경 신부)은 언론에서 ‘첫 성당 집단감염 발생’이라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곳이다. 하지만 이후 역학조사를 통해 외부 소모임에서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고, 미사 전후 철저한 방역과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가 지켜졌음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확진자가 본당 신자라는 연결고리가 강조되면서 원당본당이 감염 발생지인 것처럼 인식돼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2016년 본당 주임신부로 부임해 공동체와 오랜 관계를 맺어 온 이종경 신부가 중심을 잡고 리더십을 발휘한 덕분에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 신부는 확진 판정을 받은 신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안부를 묻고 위로를 건넸다.



■ 코로나19에도 이어진 나눔

코로나19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건네는 손길을 막지 못했다.

동두천본당(주임 이상민 신부)은 이주사목 특성화 본당이다. 이주노동자와 난민들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편견과 차별, 혐오와 배척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정신적 고통도 가중됐다. 동두천본당은 이주사목분과를 중심으로 이주민 신자 공동체를 물적, 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에는 사순절 돼지 저금통으로 마련한 구급약품통 100개와 구호물품 등을 이주민들에게 전달했다. 현재까지 교구 난민활동가 교육을 이수한 본당 난민지원봉사단 11명은 3개 팀으로 나눠 난민 세 가정을 돌보고 있다.

운정본당(주임 이승룡 신부)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나눔을 쉬지 않았다. 20여 가구를 위한 도시락을 매주 만들고 배달하는 운정천사회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이들에게 나눔을 이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에는 음식을 만드는 대신 시중에 파는 제품을 사서 전달하며 중단 없이 나눔을 실천했다. 봉사자들은 오히려 코로나19로 시간 내기가 더 수월해졌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인터뷰 / 코로나19 연구분과위원장 변승식 신부

“현장 어려움 전하는 마중물 되길”

형식적 분석 아닌 현장 이야기
평신도 적극 참여해 이룬 결과
공동합의성 실현한 의미도 커
평신도 역할 중요성 새삼 느껴


“형식적인 분석이 아니라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의정부교구 코로나19위원회 연구분과위원장 변승식 신부는 ‘2020 본당의 코로나19 대응현황 조사 보고서’ 「주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가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나왔지만, 현장의 실질적인 어려움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사를 담당했던 8명의 교구 평신도들은 각자 성향에 맞게 르포 형식으로 현장 확인을 진행했다.

변 신부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보고서의 목적은 코로나19로 서로 멀어졌던 마음을 좁히고 오해를 해소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사람과는 더 멀어지게 됐다”며 “본당 내에서도 성직자와 평신도, 평신도 단체들 안에서, 또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에 드러난 8개 본당 상황을 통해 코로나19에 나온 교회와 단체의 대응과 결정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깊어진 감정의 골들이 이 보고서를 통해 해소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아울러 실제로 현장을 조사하고 분석한 이들은 평신도이기 때문에 공동합의성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변 신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평신도의 협력 없이는 교회가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또다시 느꼈다”고 강조했다.

의정부교구는 공동합의성 실현에 어느 교구보다 앞장서고 있으며 평신도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변 신부는 “평신도들이 교회 내에서 활동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교구장 이기헌 주교님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격려가 되고 있고, 교구 사제들도 비교적 젊고 많은 부분에서 열려 있다는 점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교회에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평신도 신학자들과 봉사자들이 교구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사제단에게도 큰 힘이 된다”면서 “평신도 신학자 양성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회 미래를 위해서는 평신도 역할이 더 커져야 하고 앞으로 분명히 그렇게 바뀌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사진 출처 「주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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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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