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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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남편에게 보내는 사랑과 격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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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옥(수산나·40·경기도 구리시)
찬미예수님. 참 좋으신 주님. 지난 98년 한해 어려웠지만 저희 가족이 모두 건강하게 무 사히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바오로. 당신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둔 사실을 알았을 때 처음에는 많이 놀랐어 요. 당장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눈앞이 막막했지요.
직장을 그만두고 당신이 한달 가량 집을 비웠을 때 당신이 없는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때 그 일로 주님께서는 당신이 없으 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를 느끼게 해 주셨지요. 항상 가족을 사랑하는 당신
저 또한 당신이 늘 곁에 있어 행복할 수 있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그 무엇보 다도 소중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느껴집니다.
당신이 마음속으로 힘들어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딸들과 저에게 편안하게
해 주려고 노력해 줄 때는 정말 고마워요. 때로는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것과
입고 싶은 것을 당신 마음대로 사주지 못하여 괴로워하시던 당신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기도 했지만 고맙게도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밝게 자라주는 것이 참
대견합니다.
당신이 직장을 그만둔 이후 수진 혜진이가 서로 아빠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고 싶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가족의 끈끈한 사랑이 더 두터 워 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여보 정말 사람들에게 우리 가정이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자랑도 하고 싶고 얘기도 들려주고 싶어요. 물질적으로 윤택하게
살지는 않지만 우리 가족이 주님 안에서 참 평화를 얻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 다는 것을요.
부유하면 뭐해요. 건강 잃고 재산 때문에 아귀다툼이나 하며 서로 사랑하지
않고 미워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조그만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감싸준다면 그보다 더 큰사랑은
없다고 생각해요.
여보 참 고마워요. 힘들고 어려웠을 텐데... 제가 잘 돌보지 않고 챙겨주지
않아 항상 미안했는데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을 이해 해주고 믿어주며 칭찬을 아 끼지 않는 당신. 오히려 제가 당신의 힘이 되어 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언제 나 지켜봐 주고 도움을 주는 당신. 당신이 곁에 있기에 저와 우리 아이들은 행 복할 수 있답니다.
사랑하는 바오로. 당신이 말 안하고 힘들어 할 때면 제 가슴이 미어지기도 했지만 그러나 우 리에겐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잖아요.
늘 우리를 지켜 주시며 돌봐 주시는 주님께 다가가기만 한다면 그분은 분명
우리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 주실 거예요.
우리 가족의 불행을 원하시지 않는 그분에게 모든 걸 의탁하고 98년도를 지 냈듯이 99년도 또한 성모님과 함께 주님께 더 가까이 가며 기쁘게 사랑하며 행 복하게 살아요.
앞으로는 당신을 더욱 더 사랑할께요.
당신의 사랑 수산나가.

*유명옥씨의 남편은 모 회사 경리로 재직하다 IMF 이후 퇴직당했으며 1년전 부터 실직자 교육과 공공근로에 참여해오고 있다. 현재 유명옥씨는 파출부일을
하며 어렵게 가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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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1장 6절
저는 태중에서부터 주님께 의지해 왔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주님은 저의 보호자시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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