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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천국행 열쇠

연중 제21주일(마태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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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형 신부(서울대교구 성소국장)

올여름에 기억나는 것은 무엇일까요? 교황님의 방한입니다. 124위 시복식이 있었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있었고, 아시아청년대회가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 한국교회를 찾아 주신 교황님께 감사드리며,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가끔 시원한 비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문득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작자미상의 시가 생각납니다.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바람을 떠올리면서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후배 신부님께서 제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사목이 무엇입니까?’ 사제를 사목자라고 부릅니다. 그러기에 사제는 사목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23년 동안 사제요 사목자로 지내온 저는 신부님의 질문을 받고 사목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목이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었지만 섬기러 오셨던 예수님처럼 신자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목이란 ‘서비스’입니다. 교회에는 일곱 가지 성사가 있습니다. 사제는 성사를 성실하게 집행하면서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고해성사, 성체성사, 병자성사는 신자들의 고민과 아픔을 치유해 주고, 영적인 양식을 드리는 성사입니다. 그 준비에 충실하고 그 집행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특히 가난한 이, 아픈 이, 외로운 이들과 함께하였듯이 사목이란 모든 이를 위해서 모든 것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때로 고난을 겪기도 하고, 십자가를 지고 가기도 해야 하고, 박해를 받기도 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사목이란 장난이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질문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영광과 승리와 명예를 보았는지 모릅니다. 세상의 허물을 없애주고 새로운 왕국을 건설할 메시아로 보았는지 모릅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로부터 선별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는 권한과 능력도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희생도 있어야 합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골고타 없는 하느님 나라도 없었습니다. 죽음이 없는 영원한 생명은 또한 없는 것입니다.

신앙이란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다음 말씀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반드시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렇습니다. 신앙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많은 성인들은 바로 이 십자가 열쇠로 하느님께로 갈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우리들에게 십자가를 지운다면 고마워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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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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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요한 2장 15절
여러분은 세상도 또 세상 안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마십시오. 누가 세상을 사랑하면, 그 사람 안에는 아버지 사랑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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