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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연중 제2주일 ...(요한 1,29-34)

정연정 신부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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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정 신부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오늘 교회는 연중 제2주일을 지내면서, 사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지만”(요한 1,33 참조), 이제 “나는 보았기에 증언한다”(요한 1,34 참조)는 요한 세례자의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어떻게 주님을 찾고 만나고 그래서 고백할 수 있는지 우리의 마음을 모아봅시다.



1.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이사 49,6)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만이 세상의 구원을 이루는 분이심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이를 위하여 새 이스라엘인 당신 자녀들의 삶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빛이 되라고 하십니다.

얼마 전에 들었던 한 노사제(老司祭)의 고백입니다.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좋은가. 얼마나 행복한가. ‘낡은 나’ 허물 벗어 ‘새로운 나’ 되니, 드디어 보이는 이 새로운 세계, 그 진리 안에 머무름. 이것 말고 어디에 행복이 있다고.” 그분은 대장암과 후두암 때문에 이미 33번의 방사선치료를 겪었고, 마지막으로 항암제 투여를 앞두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이 얼마나 구원의 진리(眞理)에 대한 감동적인 고백입니까?



2.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1코린 1,2)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회칙 「생명을 주시는 주님」 58항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성령을 통해서 인간 안에 거처(居處)를 마련하십니다. (이렇게) 성삼과 은총을 공유함으로써 인간의 ‘생명공간(生命空間)’은 확장됩니다”라고 깨우쳐주십니다. 우리도 과연 내 안에 거처하시는 주님 때문에 나의 생명이 실제로 확장됐다고 느끼고 있는지 자문(自問)해 보면 좋겠습니다.

「내 영혼의 리필」이라는 책에 보면, 우리가 매 순간 선택할 수 있는 17가지 항목에 대하여 나열합니다. 그것들은 ‘성령-세상, 용서-저주, 평화-혼란, 자유-구속, 천국-지옥, 의미-허무, 분별-맹목, 배움-존재, 내면-외면, 깸[覺]-잠[眠], 사랑-잘못, 화합-분열, 가치-무가치, 진리-거짓, 행복-불행, 기쁨-두려움’이며, 맨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의 빛’과 ‘세상의 어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앞에 놓인 항목들을 선택할 때, 비로소 우리의 생명이 확장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聖徒)의 길을 살게 됩니다.(1코린 1,2 참조)



3. “내 뒤에 오시는 한 분”(요한 1,30)

제 마음을 늘 새롭게 일깨워주는 조병화(趙炳華) 시인의 명시(名詩) ‘의자’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지금 어드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 그분을 위하여 /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화자(話者)는 기꺼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1연), 비워드리겠어요(2연), 비워드리겠습니다(4연)”라고 하면서 자신의 신념과 결의를 점층적으로 높여 갑니다. 이와 같은 다짐을 저 역시도 잃지 않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 세례자는 자신이 전부터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요한 1,30)라고 말했던 분이 바로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요한 1,29 참조)이라고 선포합니다. 우리는 이 선포를 통하여, 자신이 걸어왔던 모든 방식을 기꺼이 예수님 앞에 내려놓는 요한 세례자의 인간적 용기와 믿음의 증언을 봅니다. 그래서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요한 3,26)라고 걱정하는 제자들의 불만(不滿)으로 가득 찬 볼멘소리 앞에서도 요한 세례자는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고 말하는 단호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충만한 기쁨’(요한 3,29 참조)이기 때문입니다.



요한 세례자에게 배워야 할 세가지는 준비하는 것, 식별하는 것, 작아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요한 세례자의 모습을 영적인 디딤돌로 삼을 때에,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세상의 빛이 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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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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