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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요한 20,19-31)

정연정 신부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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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정 신부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알렐루야! 부활 제2주일입니다. 오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써 결정적으로 드러난 “‘모든 희망에 반대가 되는 희망’(로마 4,18 참조)을 선사한 ‘하느님의 자비’”(발터 카스퍼 추기경, 「자비」 참조)를 기억하자고 권고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의 자비 때문에 희망할 수 있었고, 참으로 구원됐기 때문입니다.(로마 8,24 참조)



1. 날마다 한마음으로(사도 2,46)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에서 “인간 양심이 속화(俗化)될수록, ‘자비’라는 말의 의미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될수록, 교회는 ‘큰 소리로’ 자비의 하느님께 호소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것”이라고 천명하시면서,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 자비에 대한 완전한 계시가 담겨 있다”고 밝혀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해줍니다. 즉, ‘날마다, 한마음으로, 열심히 모이고,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사도 2,46-47 참조)와 같은 표현들입니다.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게 하는, 하느님의 자비로 충만해진 공동체의 삶입니다.



2.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1베드 1,3)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토는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입니다. 이는 교황님이 열일곱 살이던 해,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에 받은 고해성사를 통하여 느끼게 된 하느님의 자비 체험이 당신을 사제직으로 이끌어주신 고백을 표현합니다.

오늘 제2독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만나서 변화되는 과정을 잘 밝혀줍니다. 즉 ‘생생한 희망’(1베드 1,3)을 지니게 됐고, ‘불멸의 상속재산’(1베드 1,4 참조)을 누리게 된 것이며, 이를 위한 ‘거룩한 생활’(1베드 1,13-16 참조)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느님을 향하는 여정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바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카스퍼 추기경, 「자비」 참조)



3.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

하느님 자비의 사도로 불리는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님은 “오, 주님, 상상을 초월하는 주님 자비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십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의 말씀이, 강생하신 자비가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주님은 자신을 낮춤으로써 저희를 주님의 신성(神性)으로 들어올려 주셨습니다. 이것은 풍성한 주님의 사랑이요, 주님 자비의 심연(深淵)입니다”라고 절절하게 고백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믿지 못하던 토마스 사도에게 창에 찔렸던 당신의 옆구리를 내보여주시며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고 말씀하시며 자비를 베푸십니다. 마침내 토마스 사도는 주님의 옆구리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빛나는 보배’(「성무일도」, 주의 수난 성 금요일 참조)를 믿게 되었습니다.

4. 자비로 관(冠)을 씌워 주시는 분(시편 103,4)

지금도 가끔씩 제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 하는 이태리 성가가 있습니다. 마르코 프리시나 몬시뇰(Mon. Marco Frisina)이 시편 103(102)장에 곡을 붙인 ‘Benedici il Signore anima mia’입니다.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성가가 제 입에 간간이 올려질 때마다, 제 마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은 “그분께서 해주신 일 하나도 잊지 마라. 그분께서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너를 죽음에서 구해내셨다”라는 가사입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참으로 주님의 부활을 믿는 이의 삶은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씀처럼 “우리 마음에 하느님께서 주실 꿀(하느님의 온유하심과 선하심의 상징)”을 담기 위하여 그분의 자비에 자신을 맡겨야 합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의 헤아릴 수 없는 자비 안에서 더욱더 충만해지시길 빕니다. 주님, 저는 당신께 의탁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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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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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넓은 곳으로 이끌어 내시어 나를 구하셨으니, 내가 주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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