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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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 이야기] (6) 미사 안에 만남, 기쁨이자 선물

우창원(서울대교구) 신부(재)바보의나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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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로서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신자를 만납니다. 각기 하는 일도 다양하고, 제게 말씀해 주는 이야기도 다양합니다. 때론 사제와 신자로 만나기도 하지면, 어쩔 땐 사람 대 사람과의 만남이 되기도 합니다. 소란스럽고, 웃기고 즐거운 만남이 있는가 하면 슬프고, 피하고 싶은 만남이 있기도 합니다. 제겐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이 있습니다. 제 삶 한가운데 말이지요. 바로 미사 안에서의 만남입니다.

본당에서 미사할 때 가끔 어린 친구들이 들려주는 아무런 조건 없는 이야기들은 지치고 피곤한 것을 모두 잊게 해 주는 영양제 같습니다. 사제가 되고 부임한 두 번째 본당에서 보좌 신부로 있을 때 일입니다. 어린이 미사 중에 아이들과 손바닥을 치면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으로 기억하는 한 친구가 평화의 인사 때 제 제의를 잡고 들추며 “옷감 참 좋다”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저도 주변 어린이들도 모두 와하하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여름이라 덥고 지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 꼬마 친구가 던진 말에 모두가 웃으며 기쁜 마음으로 미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2년 전엔 제가 주례하는 평일 저녁 미사 때 한 부모님이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미사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미사 중에 가끔 소리를 크게 내기도 했습니다. 그 어머니는 주변 신자들 눈치를 보며 아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미사에 함께한 사람들에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더 불편했을까요. 안 되겠다 싶어 제가 마이크를 통해 그 아이의 어머니께 아이가 하는 대로 두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의 얼굴이 금방 환하게 펴졌고, 신자들도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듯했습니다. 이후 어머니도 아이도 다른 신자분도 기쁘고 즐겁게 남은 미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보듬으며 함께 만나는 시간이 미사라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본당에서 사목하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사무총장을 맡게 됐습니다. 특수 사목을 하면서 공동 숙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미사 시간에 숙소에 함께 사는 동료 선후배 신부님들과 함께 미사를 하곤 합니다. 때로는 혼자 미사를 드려야 하는 시간도 생깁니다. 혼자서 미사를 드릴 때면 사제와 신자가 주고받으며 바치는 기도를 모두 혼자 바쳐야 합니다. 그럴 땐 역시 미사는 신자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속엔 만남의 기쁨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미사가 가져다주는 선물

미사를 통한 만남, 참으로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 선물입니다. 미사가 주는 선물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이 아닌가 합니다. 미사 때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미사는 기쁨이고 즐거움이고 영양제와 같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미사 안에서 기쁨의 영양제를 찾고, 다른 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나의 미사 이야기’에 실릴 원고를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8매 분량 글을 연락처, 얼굴 사진과 함께 pbc21@cpbc.co.kr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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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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