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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찔렀던 한 여인의 믿음

[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20주일 (마태 15,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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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20주일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시는 분이신데, (어떤 경우에는) 우리의 마음을 편하지 않게 충동하시는 분이시다”라고 깨우쳐주십니다. 사실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마음이 불편함을 느낄 때, 비로소 우리의 믿음은 주님에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됩니다.



주님의 종이 되려고(이사 56,6)

십자가의 요한 성인께서는 「어둔 밤」에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완성되지 못한 영혼, 곧 인간은 아직 얻지 못한 합일에 대한 기갈(飢渴)과 이미 마음 안에 불붙어 있는 사랑의 힘으로 인하여 용기와 담력을 지니게 됩니다”라고 설명하십니다. 모름지기 인간은 예외 없이 하느님 안에서 자신을 찾고자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 보면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이사 56,7 참조)라고 선포합니다. 이에 대하여 성서학자 한스빈프리트 윙글링은 “이스라엘을 바빌론 유배생활에서 해방시키신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구원에 비이스라엘인들도 참여케 하는 개방된 자세가 나타난다”고 해설합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펼치시는 구원의 역사는 지금도 모든 인간을 향하고 있습니다.



철회될 수 없는 하느님의 자비(로마 11,29-30 참조)

‘자비의 교황’으로도 불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하느님께 돌아가는 회개는 반드시 하느님의 자비를 발견하는 데서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자비의 하느님에 대한 올바른 지식은 항구하고 끝없는 회개의 원천이 됩니다”라고 가르쳐 주십니다.(「자비로우신 하느님」 13항 참조) 결국 하느님의 자비는 인간이 성화되도록 선사된 은총이며 소명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로마 교회 신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불순종 때문에 이방인들도 하느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습니다”(로마 11,13.30 참조)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구원의 신비스러운 섭리를 깨닫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주님의 자비 앞에서 자신의 부당함을 더 깊이 성찰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마태 15,25)

토마스 키팅 신부님은 ‘가나안 여인의 믿음’(마태 15,21-28 참조)과 관련하여 “여인은 예수님의 침묵과 거부에 물러서지 않았듯이 (강아지라는) 모욕적인 언사에도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면서, “더 나아가 그녀는 예수님의 발치에 엎드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중세 독일의 신비주의 신학자)가 하늘을 찌른다고 표현했던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는 애원을 드렸다”라고 부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에 대하여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주인의 식탁 밑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빵부스러기를 학수고대하는 희망찬(?) 강아지”(마태 15,26-28 참조)라고 담대히 인정하는 이방인 여인의 믿음을 보고 크게 감탄하십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자신의 본모습을 겸손되이 인정하는 것이 하느님의 자비를 받을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고 권고하셨습니다.



믿음은 인간이 신뢰할 수 있는 삶의 기회

발터 카스퍼 추기경님께서는 「자비」에서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께 ‘아멘’이라고 응답하며, 그분의 자애와 신의, 그분의 끝없는 자비를 신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지금으로부터 꼭 3년 전 이맘때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명동대성당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돌아오라고,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라고 일깨워주시면서, 우리 한국 교회를 격려하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자비에 온전히 의탁하여 그분과 일치하려는 뜨거운 믿음으로 나날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성령께서 일으키시는 신령한 충동으로 하느님 안에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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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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