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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철부지 어린이들

고승범 신부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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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는 올 초 수원에 가톨릭 영어유치원 ‘에베레스트 아카데미’를 개원했다. 유치원에서 종교·인성 수업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언젠가 예수님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했다. 수업 후 7살 아이들과 같이 점심을 먹는데 그중에 한 명이 친구에게 영어로 예수님에 대해 설명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부족한 영어지만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또래 친구가 가장 훌륭한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처음 와서 잠실3동본당에서 2년 반 동안 중·고등부를 맡을 때였다. 당시 15명 남짓한 학생이 있었는데 매주 미사 때마다 생일과 축일을 미사 지향에 넣어 챙겨주고 아이들을 위해 강론을 했다. 그리고 교사들과 함께 아이들이 조금 더 주체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주일학교를 마치면 아이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때로는 운동도 같이 했다.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재미를 붙이자 각자 하나둘씩 친구들을 데려오기 시작했고 작은 성당이 시끌벅적해졌다. 그때 장난기로 가득 찼던 철부지 중·고등부 학생들이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

‘미운 일곱 살’, ‘북한도 두려워하는 중2병’이라는 사회적 표현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실수하신 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다면 어른들이 조금 더 아이들에 대해 인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 시기는 삶에 대한 의욕과 호기심, 각자의 개성과 성향이 더욱 드러나는 시기다.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느님의 선물인 삶에 대해,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어쩌면 철부지 어린이들은 우리 각자의 영적 모습일 수 있다. 철부지 어린이들은 항상 하느님 사랑의 대상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고 감싸야 할 대상이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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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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