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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이야기] (17) 박의신 대건 안드레아수원교구 오전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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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례를 받고 미사에 참여하기 시작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세례를 받게 된 동기는 아버지께서 병환 중에 대세를 받으셨고 대세를 받으신 얼마 후 작은 신음 소리를 끝으로 하늘나라에 오르셨다.

신자가 아니었던 나는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정성어린 기도로 봉사하는 신자분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고, 연령회 회원들은 장남으로 큰일을 당해 허둥대는 나에게 큰 힘이 돼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구성진 연도 소리는 천사들의 환호같이 들렸고 처음 보는 장례 미사는 엄숙하고 거룩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꿈결같이 장례를 치르고 나서 가톨릭 교회는 나에게 호수 위의 물결처럼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자기 일처럼 열심히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바로 교리공부를 시작해 세례를 받았다. 교리공부를 하면서 식구들이 함께 양지바른 돌담길을 지나 성당에 가는 행복한 꿈을 키웠다. 나는 지금도 성당에 가는 시간, 미사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그래서 평일 미사도 주일 미사처럼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사는 축복의 시간이며 은총의 시간이다. 당신의 살과 피로 구원의 잔칫상을 차려놓고 우리를 학수고대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주님과의 만남은 축복입니다

우리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은총과 축복으로 세례를 베푸시어

당신 안에 새로 태어나게 하시니

주님은 축복이십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은총입니다

자비와 사랑 지극하신 아빠,

아버지께서

비할 데 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저를

당신 자녀로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시니

주님은 은총이십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구원입니다

구원의 신비 이루시는

사랑의 주님께서

몸과 마음이 죄로 물든 저를

당신의 거룩한 잔치에

초대해 주시니

주님은 구원이십니다.



이와같이 축복이고, 은총이고, 구원이신 주님을 만나는 미사에 참여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이웃과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생각하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진다.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예수님 말씀에 따라 행동하기는커녕 내게 편한 것만 받아들이고 힘들고 부담스러운 것은 망설임 없이 외면한다. 그러니 내 영혼은 어린이와 같이 순수하지 못하고 세상의 유혹으로 누더기가 되어 흉물스러운 모습이다. 회칠한 무덤 같다. 이러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제 탓이오, 제 탓이오” 하며 가슴을 친다. 그러면서도 거양성체 때는 뻔뻔스럽게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께 의탁하나이다, 구원의 삶으로 저를 이끌어주소서” 하고 기도한다.

미사는 나약하고 변덕스러운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한결같은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미사를 통해 세례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나에게 신앙의 눈을 뜨게 한 연령회 봉사를 계속해 세상살이를 마감하고 하늘 본향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편안하게 배웅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침내는 나도 주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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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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