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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사랑

신은주 크리스티나 선교사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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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 땅에서 나에게 주어진 사명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청년들과 피정을 했다. 한옥으로 된 피정의 집은 장소만으로도 하느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곳이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일하고 공부하며 피곤한 몸으로 참석한 청년들이 금요일 밤 일정을 소화해 내는 것은 버거워 보였다. 참석자 중에 성당에 다닌 지 3주 됐고 미사는 딱 한 번 참여했다는 예비신자가 한 명 있었다. 피정 안내문을 보고 피정이라는게 그냥 봉사활동 같은 것인가 보다 하고 왔다고 했다.

나는 피정 둘째날 아침까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그들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가득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마지막에 청년들의 피정 체험 나눔을 들으며 ‘아! 내가 또 인간적인 생각만 했구나’ 싶었다. 특히 예비신자의 나눔에 할 말을 잃었다. 그 청년은 십자가의 길을 통해 예수님을 더 알게 돼 좋았고, 예수님이 자신의 고통과 상처, 아픔을 모두 안고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셨다는 것에 큰 위안을 얻었으며, 하느님 사랑을 표현하라면 그 십자가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예수님이 자신의 십자가를 져 주신처럼, 자기도 다른 이들의 고통을 짊어지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 땅에서 주어진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놀라웠다. ‘하느님은 역시 하느님이시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우리는 모든 이들이 살아계신 하느님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하지만, 그 후에는 마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하느님 손에 맡겨야 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여시는 분도 하느님이시고, 우리가 그들을 만나기 전에 이미 그들의 삶 안에서 함께하셨고, 피정 중에도, 피정 후에도 그들과 함께하시는 분도 바로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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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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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 30장 5절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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