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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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417. 속상합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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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아이들과 남편 때문에 속상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질 않고, 남편 역시 갈수록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속상해서 때로는 잠들지 못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앞날에 대한 불안한 생각에 힘이 듭니다.



답 : 속이 상한다는 것은 일이 뜻대로 안 됐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속상한 마음은 살아가면서 생기는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삶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치가 모자랄 경우 속이 상합니다. 따라서 세상 모든 것을 다 포기하지 않는 한 속상한 마음은 늘 우리와 함께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세상 일 가운데 내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일은 극히 많지 않다는 것이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속상함이 줄어듭니다.

문제는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속이 상한 경우입니다. 이런 속상함은 일반적인 것과는 달리 문제가 있습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에서 오는 속상함이란 것이지요. ‘세상사 모든 것, 일이건 사람이건 다 내 마음에 들어야 해’라는 강박적인 성향이 불러오는 속상함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모두 피곤하게 합니다.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자신을 봐야 합니다.

속상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강박적인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인생의 현실, 인생은 변수가 많고 순탄치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기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병을 만들게 됩니다. 일명 화병에 걸려 자리에 누울지도 모릅니다.

두 번째로 질문하신 불길한 생각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걱정스러운 생각,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앞날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늘 불길한 생각만 하고 살면 마음이나 몸이 지쳐서 병이 난다는 것입니다. 소위 신경증적인 병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그렇다면 불길한 생각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영성 심리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길한 생각이 스치면 거기에 얽매이지 마라. 단지 그 생각이 지나가기만 기다리라. 살다 보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지만, 그 어떤 생각도 한곳에 머무는 법은 없다. 조용히 지나가기만 기다리면 생각은 홀연히 지나갈 것이다. 생각에 잡히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좋지 않은 생각들은 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영성가들의 조언처럼 그런 생각들은 그저 물 위를 떠다니는 나뭇잎과 같은 것일 뿐 나무처럼 뿌리를 내린 것이 아니기에 흐르는 물에 떠내려 보내면 됩니다. 그래서 명상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아가 비교적 강한 사람들은 명상 치료가 가능하지만, 자아가 약한 사람들은 어렵습니다. 자아가 약한 사람에게는 묵주기도가 좋습니다. 특히 걸으면서 하는 묵주기도는 자아가 약한 사람들이 온갖 불안하고 좋지 않은 생각들에 휘말리지 않게 해 주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상이 자신만의 힘으로 하는 것이라면 묵주기도는 성모님의 손을 잡고 함께 버티고 견디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삶에 힘겨운 교우분들께 싱거운 얘기 하나 해드립니다.

본당 신부와 사목위원 두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다가 비행기가 추락해 무인도에 떨어졌습니다. 사목위원 두 사람이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희를 집에 데려다 주시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두 사람을 집으로 보내셨습니다. 이번에는 혼자 남은 본당신부에게 주님이 물으셨습니다. “넌 원하는 게 무엇이냐?” 그러자 신부 왈, “주님 저는 집에 가 봐야 마누라도 자식도 없는 데다 여기가 따뜻하고 살만한데 단지 같이 놀 사람이 없으니 아까 두 사람을 다시 이곳에 데려다 주십시오”라고 했답니다. 세상살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얼굴 찌푸리지 마시고 ‘하하’ 하고 털어버리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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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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