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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3주일 (루카 24,35-48)

기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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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부부는 오랫동안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좀처럼 아기가 생기지 않아서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기도해서 그런지 드디어 원하던 아기를 갖게 되었지요. 이 부부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컸습니다. 이 부부가 제게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신부님, 이 세상에 생명이 태어난 것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어요.”

처음에는 결혼과 동시에 쉽게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기울이고 또 많은 마음고생을 하고 나니 자기들 마음대로 얻을 수 있는 아기가 아님을, 커다란 기적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기적의 손길을 통해서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주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기적 아닌 것이 없음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순간에서도 포기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일 문장이 “두려워 마라”라고 하더군요. 이 문장을 누가 직접 세어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책에서 보니 자그마치 365회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매일 매일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손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두려움은 나의 것이 되며 쉽게 포기와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 후 제자들은 다락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자신들도 주님과 같은 끔찍한 죽음을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바로 이제는 주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그들의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주님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들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이러한 두려움과 절망 속에 있을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하신 첫 마디는 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였습니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직접 나타나심으로 인해, 제자들은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대신 부활이라는 커다란 희망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 평화를 가지고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세상에 선포해야 함을 명령하십니다.(루카 24,47 참조)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 되신(1요한 2,2 참조) 주님께서 평화를 가지고 우리 곁에 계시기에 우리는 분명히 용기를 갖고 두려움 없이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의 삶 안에 주님을 초대하지 않을까요? 아니 우리 곁에 계신 주님을 보려고 하지 않을까요?

장 지오노의 소설로 매우 유명한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자신이 거둔 ‘성공’을 보여줍니다. 이는 누구나 거룩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농부인 자기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도 고결하고 거룩한 생각을 품고 굽힘 없이 목표를 추구해 나가면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것이지요.

바로 이 모습을 주님께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심어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 가득한 마음을 품고서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스스로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서 또 하나의 기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정으로 기적을 원한다면 먼저 주님을 내 안에 모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살 것을 말씀하십니다.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사도 3,19)

바로 그때 진정한 평화 안에서 나를 도구로 사용하시는 주님의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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