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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이야기] (49·끝) 안식 찾아 헤매다 주님 품에 안겨

박준호 요셉 진영 노인재가복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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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태동하면서 ‘인생 이모작’으로 방문요양센터를 시작했다. 2015년 방문요양센터를 설립, 운영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2016년 9월 한림대학교 평촌병원에서 위암으로 위 절제수술을 받았다.

평소 약간의 속 쓰림과 역류 현상은 있었지만 암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또 안양에서 청량리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집사직분까지 받을 정도로 신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였기에 더욱 그랬다.

생각해보면 한때는 요식업을 하고 있던 처가의 영향으로 무당과의 교류도 있었고 알게 모르게 미신에 심취한 적도 있었다. 이후 미신에서 벗어나고자 안양에서 불교대학에도 다녔으나 생활의 굴곡을 겪던 중 아는 교수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녔다. 지인의 소개로 규모가 꽤 큰 교회로도 옮겨 다녀보았으나 냉담을 거듭하던 중 큰 수술을 받게 됐다.

병문안을 온 오랜 친구가 멀리(안양에서 청량리)까지 교회에 갈 필요가 있느냐면서 가까이서 다닐 수 있는 성당에서 미사하기를 권유했다. 몸도 불편하고 교회 선택도 어려웠던 참에 제대로 교리를 배워보고자 수원교구 산본성당에 다녔다. 암 수술받고 두 달 후인 2016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꽤 긴 기간 교리공부를 하였다.

오랜 교육이었지만 엘리사벳 원장 수녀님의 열정적인 가르침 덕에 배우기는 제대로 배운 것 같다. 2017년 9월 17일 세례를 받았다. 꼭 1년 전 위암 진단받던 날 세례를 받고 요셉으로 새로 태어나 축복을 받으니 만감이 교차했다.

세례받던 날 일가 친척들과 지인들이 자기 일 인양 축하해줌에 큰 은혜를 받았다. 이어 그리스도인의 완전한 구성원이 되려면 견진성사까지 받아야 한다기에 후속 프로그램인 겨자씨 과정을 4주간 하여 견진성사를 받았다. 견진성사를 받던 날 미사 중 제1독서를 하라는 수녀님 말씀에 아무것도 모르고 독서를 했다. 잘했다는 수녀님 격려 말씀에 믿음에 대한 자신이 생겼다. 그러나 견진성사까지 받았음에도 아직도 미사 중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아 곁눈질해가며 임하고 있다. 기도문과 성가를 자신 있게 하는 형제자매를 보면 나는 언제 자신 있게 미사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지금도 나를 아는 많은 이들은 성당에 다니는 나를 보고 개종의 달인이라고 웃곤 한다. 한때 미신에 불교, 개신교에 다녀서다. 그럴 때마다 이슬람교를 믿으면 4대 종교를 섭렵하게 된다고 웃어넘긴다.

지난 미사 때 성가 496장 ‘주님은 우리 사랑하셨네’를 부를 때 왈칵 눈물이 났다. 5년 전 친한 친구가 간경화로 고생하다가 마지막에 부인 손에 이끌려 ‘아멘’하며 대세를 받는 것을 보고 나는 살아 있을 때 세례받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만 은혜를 받기에는 과분하여 큰아들, 작은아들, 며느리, 손녀도 같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배우자와 함께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직도 미숙한 미사 시간이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주님의 기도, 성모송, 사도신경을 바치고 성가를 부르며 신부님 강론을 듣다 보면 미사 시간이야말로 치매 예방과 아울러 노인의 사고 중 한두 가지는 해소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미사이야기’를 마칩니다. 그동안 나의 미사이야기에 참여해 주시고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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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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