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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연중 제27주일 (마르 10,2-16)

상대방을 나의 협력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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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어느 형제님이 인터넷에서 공감 가는 글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자가 살다가 너무 힘이 들 때면 지갑에 있는 아내 사진을 꺼내본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 사람과도 살고 있는데, 이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나?’

자신의 심정을 잘 말해주는 글 같아서 아내에게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아내이지만, 함께 사는 게 쉽지 않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지요. 아내의 반응은 이러했습니다.

“어? 나랑 똑같네. 나도 힘들면 당신을 생각해. 이런 철없는 남자도 데리고 산다면서….”

마찬가지로 아내 역시 힘들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많은 이가 나만 힘들다고, 나만 억울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남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 어떻게 다툼 한 번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모든 점에서 만족하며 살 수 있겠습니까? 다툼이나 분쟁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보다 왜 다툼과 분쟁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하며,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가정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가정 안에서부터 진정한 사랑이 이뤄지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 역시 사랑 안에서 완성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한번 맺은 혼인이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불가해소성(마르 10,9 참조)을 이야기하시면서 사랑의 완성이 가정 안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 혼자 있는 아담을 바라보면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 2,18)면서 짝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혼자 있는 삶이 아니라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대방은 나의 걸림돌이 아니라, 나의 협력자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나만 손해 보고 있다는 생각은 왜 들까요? 상대방을 나의 협력자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사랑의 완성을 이룰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마르 10,15)

어린이들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라도 잠시 뒤면 오랜 친구처럼 사이좋게 놉니다. 상대의 문제점을 찾는 데 힘을 쏟아 붓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순간에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열린 마음입니다. 과연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배우자를, 자녀를 또 부모님을 맞이하고 있나요? 열린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히브리서의 저자는 “사람들을 거룩하게 해 주시는 분이나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이나 모두 한 분에게서 나왔습니다”(히브 2,11)라고 말합니다. 한 분이신 주님에게서 나온 우리이기에 우리 역시 주님을 따라 거룩한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이 거룩한 삶이 바로 사랑으로 함께하는 삶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뜻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즉, 주님의 뜻인 사랑으로 철저하게 무장해야 합니다. 마음을 닫고서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나만 힘들고, 나만 손해를 본다면서 이웃을 나의 걸림돌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이웃을 협력자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열린 마음을 갖춘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느님 나라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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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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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9장 7절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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