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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 수녀의 중독 치유 일기] (11)“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자신의 약함을 정확히 알고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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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늘 기쁨이 넘치고 마음 안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세상 고민과 걱정 근심이 없는 경우를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는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하시는 말씀은 어떤 의미의 행복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질과 행위에 의존해 일상의 고통을 겪는 가족이나 환우들을 상담해 보면 ‘술’이 유일한 기쁨이고 위로의 물질이 되어 일상적인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무기력하고 우울하며, 불만족스럽고 감정 기복이 심하여 불안해 보인다.

“언제부터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까?” 하고 물으면 처음에는 “호기심에서”라고 말하지만,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음주는 언제부터입니까?” 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스트레스를 받아서”라고 답한다. 이 세상에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왜 ‘술’이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질문하기도 한다.

놀랍게도 중독 치유를 위한 상담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 각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약점을 무시한 채 스스로 무리한 요구를 강요하고 자신을 파괴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공부, 직업, 능력, 돈, 건강의 한계를 잘 알지 못하고 계속 내달리는 현상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청춘을 직장생활로 보내고 정년 퇴임을 하면 자신을 바라볼 여유도 휴식도 주지 않고 곧바로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막상 자신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다그치고 비난하기도 하고 무능력함, 좌절감에 빠져서 건강한 방법으로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찾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 자신을 돌아보고 살피는 일보다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스트레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쉽고 짧고 빠르게 보상할 수 있는 ‘술’로 순간을 해결하려는 현상이 생긴다.

중독에서 중추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보상을 추구하는 행위와 관련이 있는 물질로 지속적인 습관이나 반복을 통해 보상의 만족감을 유지 보완하기도 하지만, 물질들을 계속 섭취하면 과다하게 도파민을 생성시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보상을 받고자 하는 뇌의 보상회로에 물질과 행위가 과다하게 지속되면 내성이 생기고 금단현상이 일어나면서 나빠져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중독’이라고 한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 지금 우는 이들, 박해를 받는 이들이 왜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을까? 우리 각자는 자신의 가난함, 눈물, 약함을 사랑스럽게 돌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돌봄으로 하느님이 각자에게 바라고 계획하신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것이 과다하게 도파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 과거의 잘못, 후회, 슬픔, 만족스럽지 못했던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여유를 만들어간다면 비로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행복론의 정답을 알아듣게 될 것이다. “지금 우는 사람은 행복하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상담전화 : 032-340-7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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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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