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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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 수녀의 중독 치유 일기] (34·끝)“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루카 11,9)

한 잔의 유혹 이기는 힘, 주님께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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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복을 돕는 교과서인 ‘12단계 12전통’의 전 단계에서 강조하는 것은 “나의 무기력함을 높으신 분께 전적으로 맡기고 그분만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신다는 것을 믿고 맡기기로 결정했는가?” 하는 질문의 연속이다. 각자가 믿는 높으신 분의 힘으로 ‘중독이라는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다.

수많은 다짐과 결심을 해도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약함과 한계를 믿지 않기 때문에 재발이 반복되는 것이다. 상담하면 대부분 술을 잠시 멈추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독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면 가족들도 “일주일에 한 번만 조금 마시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모든 중독은 뇌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허용하면 곧바로 재발한다. 멈추거나 조절하는 기능을 완전히 잃었다는 인간적인 무기력함을 인정하고 한 잔도 입에 대지 말아야 중독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한 잔의 유혹을 견딜 힘이 쉽게 생기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견디어야 한다.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그분께서 계획한 삶에 목적을 두는 삶으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1986년 부천성모병원에서 중독자 가족모임을 시작하면서 대학병원에서 중독이라는 병을 치료로 접근했던 것도 놀라운 하느님의 계획이었고 그분의 손길이었다. 다른 질병과 다르게 이 병에는 완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선배 수녀님들은 이들과 함께 고통의 길을 걷다 보면 하느님께서 회복의 기쁨으로 바꿔주신다는 것을 믿고 함께 엠마오의 길을 가는 것이 전부였다. 동반하는 여정에서 어떤 분은 놀라운 감동으로 새 힘을 얻기도 하여 더 먼 길을 걸어가고, 어떤 분은 실망하여 중간에 돌아간다.

개인의 중독이 가정을 병들게 하고 물질의 풍요로움이 인간을 더 고독하고 외롭게 만들기에, 수도회는 수많은 종류의 중독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여 오랜 기간 투신해왔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국가는 중독이라는 문제를 이슈화하기 시작했고 중독전문병원들이 늘어나면서 낮 병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센터들, 다양한 중독자모임이 급증했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중독의 원인과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과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음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우리의 수고와 모험을 놀랍게도 하느님은 기뻐하셨고 높은 회복률을 유지하는 기관으로 잘 성장시켜주셨다. 사도들에게 더 깊은 곳에 그물을 치기를 바라셨듯이 소비녀들에게도 가난한 이들에게 끊임없이 내리기를 바라시고 계신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순간의 만족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다양한 욕구들은 더욱더 인간을 외롭게 하고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가중시키는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를 유혹하는 물질과 행위에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매 순간 짧은 시간이라도 하느님께 청하여 찾고, 문을 두드리면 예수님께서 기꺼이 문을 열어 주실 것이다.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상담 : 032-340-7215~6



※‘한상숙 수녀의 중독 치유 일기’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집필해 주신 수녀님과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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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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