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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마지막 길동무

박태순 (마리아, 제주교구 우도공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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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공소 선교사 1년 5개월 동안 형제님 두 분이 선종하셔서 하느님께 돌아가시는 그 길에 정성껏 모든 장례 예식에 참여하였다. 그중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2018년 8월 23일 오전 10시 50분 자매님으로부터 P할아버지(83세)가 위독하여 보건소로 이송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1~2분 만에 달려갔으나 애석하게도 금방 선종하셨다고 하였다. 이마를 만져보니 아직 온기가 있었고, 운명하셔도 얼마 동안은 듣는다고 하여 우리는 큰 소리로 기도하였다. 그리고 공소로 가서 성수를 가져와 시신에 뿌렸고, 남편은 시신을 닦아드리고 옷을 갈아입히는 일도 도왔다. 공소 회장님을 비롯해 본당 신부님, 사무장님, 연령회장님께 전화를 드렸고 우도공소 단체 카톡 방에도 선종 소식을 알리며 기도와 연도를 부탁하였다.

태풍 때문에 도항선 운항이 중단돼 본당으로 갈 수 없어 P할아버지를 공소 차량으로 우도봉에 있는 의례회관으로 모셨다. 공소에 가서 십자가와 초, 성수와 성수통, 연도책 등을 가져와 임시 빈소에 촛불을 밝히고 십자가를 모셨으며 성수통에 성수를 담아놓았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비바람이 무서울 정도로 세차게 몰아쳐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태풍 솔릭을 온몸에 맞으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유족을 도와 모든 준비를 하였다.

오후 2시에 소식을 듣고 달려온 형제자매님, 유족들과 함께 연도를 바쳤다. 이것을 시작으로 5일간 여러 차례의 연도, 장례 미사, 화장터, 장지, 고인의 집에서 드리는 연도까지 정성을 다하여 마지막 가시는 그 길을 함께 하였다. 그리고 올해 선종 1주기 기일 때에도 레지오 마리애 단원 7명과 함께 생전에 사셨던 집으로 찾아가 연도를 바치며 고인을 기렸다.

이처럼 신자들이 선종하시면 기꺼이 처음부터 끝까지 온 마음을 다하여 정성껏 마지막 길동무가 되어 드린다.



박태순 (마리아, 제주교구 우도공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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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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