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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복음] 연중 제2주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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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만 신부



창세기 3장을 보면,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선과 악을 알려는 욕심으로 금지된 열매를 따 먹자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는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끄러운 알몸을 가릴 수 없었기에 주 하느님 앞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는다. 이 모습을 불쌍히 보신 하느님께서는 사람과 그의 아내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이 죄를 지어 얻은 부끄러움을 하느님께서 친히 이들에게 옷을 입히심으로써 덮어주시고, 당신과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주시는 내용이다.

성경에 분명히 아담과 하와의 부끄러움을 나뭇잎으로는 가릴 수 없어 하느님께서 친히 가죽옷을 입히셨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이 가죽은 동물의 희생이 아니면 얻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동물의 피 흘림으로 마련된 가죽옷으로만 비로소 인간이 지은 죄의 부끄러움을 가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번 태어난 지 1년 정도의 어린 양을 제단에 희생 제물로 바치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죄 사함을 구하는 제사를 드렸다. 그들 모두가 제단에서 흘린 ‘어린양의 피’가 아니면 도무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죄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친히 완전한 속죄와 죄 사함의 희생 제물을 마련하실 것이란 믿음으로 메시아, ‘하느님의 어린양’을 목매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요한 세례자는 예수께서 다가오시자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라고 증언한다. 구약에서 예언된 하느님의 자비가 예수를 통해 이미 이루어지고 있음을 선포한 것이다. 예수께서 인류의 모든 죄를 속죄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희생 제물, 흠 없는 어린 양으로 세상에 오셨고, 장차 십자가에 속죄의 제물로 희생하실 것에 대한 증언이다. 그러므로 요한은 어린양의 희생 제물로 주어진 죄 사함을 얻기 위해 먼저 죄를 떠나 회개해야 하고, 하느님께 돌아왔다는 표시로서 세례를 받으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당시의 세례는 큰 죄를 지은 유다인이 공동체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이방인들이 유다교로 개종할 때 받는 ‘죄인들을 위한 정결례’ 형식이었기에 일반 유다인들은 거의 세례를 받지 않았고 따라서 요한의 세례도 마땅치 않게 생각했다. 자신들은 죄로 인한 해당 사항이 없다는 이유였다.

요한은 유다인들에게 하느님 앞에 누구도 죄 없는 사람은 없으므로 그들도 이방인들과 똑같이 회개하고 그 표시로 세례를 받으라 요구한다. 그리고 곧 오시어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예수를 증언하고 있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유다인으로서 나은 점이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앞에서 유다인들이나 그리스인들이나 다 같이 죄의 지배 아래 있다고 고발하였습니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의로운 이가 없다. 하나도 없다’”(로마 3,9-10)고 하면서 누구나 할 것 없이 주님의 세례를 받는 것이 유일한 죄 사함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께서 우리가 지은 죄의 부끄러움을 덮을 수 있도록 어린양으로 희생되셨다. 당신은 죄가 없으심에도 ‘죄인들을 위한 세례’를 스스로 받으심으로 우리도 세례를 통해 죄 사함의 은총을 얻을 수 있게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를 믿는 길밖에는 없다. 누구든지 자기 죄를 대신하여 예수께서 어린양으로 희생되셨음을 믿는 사람,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인해 죄 사함 얻음을 믿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입게 되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여 구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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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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