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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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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소장의 사도행전 이야기] (51) 에페소에서 벌어진 소동 (19,21-40)

에페소 군중의 우상 숭배, 인내하며 복음 전한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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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장이 데메트리오스의 선동으로 바오로가 머물던 에페소에서는 큰 소동이 일어난다. 사진은 사람들이 바오로와 동행한 가이오스와 아리스타르코스를 붙잡아 끌고 간 에페소 노천극장.



바오로가 아직 에페소에 머무르고 있을 때에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납니다. 이 소동에 대해 살펴봅니다.



두 협력자를 먼저 보내다(19,21-22)

에페소에 머물던 바오로는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고는 거기에 갔다가 로마에도 가봐야겠다고 형제들에게 말합니다.(19,21)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는 여정은 바오로의 2차 선교 여행 경로였습니다. 바오로는 3차 선교 여행을 시작하면서 내륙을 통해 갈라티아와 프리기아를 거쳐 로마 제국의 속주 아시아의 주도(州都)인 에페소까지 왔는데, 오늘날 터키 내륙 지방인 갈라티아와 프리기아는 그가 1차 선교 여행과 2차 선교 여행 때 거쳤던 곳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그의 3차 선교 여행은 1, 2차 선교 여행을 통해 이미 복음의 씨앗을 뿌려 놓은 지역들을 다니며 그곳 형제들을 격려하는 데 큰 목적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자기 협력자들 가운데 티모테오와 에라스토스 두 사람을 먼저 마케도니아로 보내고 자신은 얼마 동안 더 아시아에 머무릅니다.(19,22) 티모테오는 바오로가 2차 선교 여행 때 리스트라에서 만난 신자로, 바오로는 이후 티모테오를 계속 데리고 다니지요.(16,1-4) 바오로가 티모테오에게 보낸 서간의 티모테오, 그리고 비롯해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과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 나오는 티모테오가 모두 같은 인물입니다.(1코린 4,17; 필리 2,19-20) 티모테오는 바오로가 아들처럼 여기는 충실한 협력자여서 티모테오에 대한 바오로의 신뢰는 아주 각별하다고 하겠습니다.

에라스토스는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로마 16,23)과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2티모 4,20)에도 같은 이름이 나옵니다만,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확증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로마서에 나오는 에라스토스는 코린토의 재정관입니다. 그렇다면 바오로는 두 번째 선교 여행 때 머무른 코린토에서 에라스토스를 만났을 것이고, 그때 이후 에라스토스는 바오로의 충실한 협력자가 됐을 것입니다. 바오로가 티모테오와 함께 에라스토스를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에 보낸 것은 티모테오는 바오로가 2차 선교 여행 때 마케도니아로 데리고 간 제자였고, 에라스토스는 아카이아 지방 수도 코린토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겠습니다.

소동이 벌어지다(19,23-40)

바오로가 이렇게 두 협력자를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에 앞서 보내고 자신은 좀더 에페소에 머무르고 있을 때 주님의 길 때문에 적지 않은 소동이 에페소에서 일어납니다.(19,23)

에페소는 로마 제국 전체에서 손꼽히는 상업 도시였을 뿐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사냥의 신, 야생 동물의 수호신, 풍요와 다산의 수호신으로 지칭되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섬기는 대표적인 도시였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을 숭배하는 아르테미스 신당은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이 신전과 관련한 일로 생계를 꾸리고 돈벌이를 했을 것입니다.

아르테미스 신당 모형을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데메트리오스라는 은장이가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을 모아놓고 선동합니다. 신당 모형을 만드는 사업으로 적지 않은 부를 누리게 됐는데, 바오로라는 자가 에페소는 물론 아시아 지방 거의 전역에 걸쳐 사람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녀 자신들의 사업 평판을 나쁘게 할 뿐 아니라 아르테미스 여신의 위엄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19,24-27)

그러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격분해서 “에페소인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외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집니다. 사람들은 바오로의 동행인 가이오스와 아리스타르코스를 붙들어 극장으로 몰려갑니다. 가이오스는 코린토에서 바오로를 만나 바오로에게 세례를 받은 형제였고(로마 16,23; 1코린 1,14), 아리스타르코스는 마케도니아의 테살로니카 출신이었습니다.(20,4; 27,2) 바오로가 뛰어들려고 했으나 제자들이 말리고 바오로와 친하게 지내던 아시아 지방의 고위층 인사들도 사람을 보내 극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만류합니다.(19,28-31)

사람들이 몰려간 극장은 좌석이 2만 석 이상 되는 커다란 노천극장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극장으로 몰려가 서로 외치면서 집회장은 대단히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유다인들은 알렉산드로스라는 유다인을 자신들을 대표해 이야기할 사람으로 내세웁니다. 그가 군중 몇 사람에게서 설명을 듣고는 이야기하려고 나섰으나 군중은 그가 유다인인 것을 알고는 거의 두 시간 동안이나 한목소리로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소리칩니다.(19,32-34) 군중은 유일신을 섬기는 유다인이라면 바오로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마침내 에페소 최고위층 관리인 서기관이 나서서 군중을 진정시킵니다. 그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모시고 지키는 에페소 시민들과 도시의 역할은 부인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시민들에게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하지만 신전 강도도 아니고 여신을 모독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극장에 끌고 와 난동을 부린 문제를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데메트리오스와 그의 동료 장인들에게 송사할 것이 있으면 당사자들끼리 고소하고 다른 요구 사항이 있으면 정식 집회에서 해결하라고 말합니다. 서기관은 “오늘의 일 때문에 소요죄로 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군중을 설득하고 집회를 해산시킵니다.(19,35-40) 에페소의 고위 관리로서 특히 시민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기관의 설득으로 사람들은 해산하고 소동은 가라앉습니다.



생각해봅시다



바오로가 선교 활동을 하던 당시 에페소 시민들에게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섬기고 신당을 찾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또 거대한 상업 도시답게 에페소에는 장삿속에서 온갖 마술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잇속을 챙기려는 이들도 많았을 것입니다.(19,19-20 참조) 그리고 유다인 알렉산드로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에페소의 군중은 유다인들에게 그다지 호감을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유다인들은 유일신을 섬기는 민족이어서 에르테미스 여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곳에서 바오로는 2년이 훨씬 넘도록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들을 양성합니다. 전반적인 상황이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오히려 언제든지 적대적으로 변할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형제들을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는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를 강조하면서 옛 생활을 청산하고 새 생활로 갈아입고 빛의 자녀답게 살라는 당부가 절절히 담겨 있습니다. 이 서간은 거꾸로 바오로가 경험한 에페소의 상황을 가늠하게 해줍니다.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을 찬찬히 읽으면서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오로의 에페소 선교 활동을 떠올려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한국평협 평신도사도직연구소장 alfonso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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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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