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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가난에 주저하지 말고 일하면서 꿈꾸자

박경옥 (모니카, 서울 가톨릭 여성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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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옥 원장



여성의 집 교육을 받으러 온 여성들은 교육을 받고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각 성당을 다니며 직접 쓴 구직광고문을 소식란에 붙였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한 본당 신부님이 광고를 붙이는 우리를 보더니 무더위에 쓰러진다며 교구 주보 소식란에 내면 일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알려줬다. 신부님의 도움으로 교구 주보에 구직광고가 나가면서 회원들의 일자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교육을 신청한 여성들은 개인 상담을 받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가정 폭력으로 이혼하고 자녀들과 함께 살아갈 길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어떤 방법으로 이들을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JOC(가톨릭노동청년회) 회장 자격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회의에 참석했다. 오사카 지역의 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작은 사업장을 방문했는데, 형편이 어려운 여성 노동자들이 보육과 가사일, 노인 돌봄 등에 관한 교육을 받고 시간제로 파견돼 일하는 곳이었다. 불현듯, ‘파출센터’라는 말이 내 머릿속에 스쳐 갔다.

결국, 여성의 집에 파출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해 ‘파출 사업’을 시작했다. 여성들은 남의 집안일을 해주는 것이 보람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때론 인간적으로 느끼는 굴욕감도 곱절인 듯했다. 만나는 사람들이 신자였기에 종교 교육도 시작했다. 강사로 가난한 사람을 잘 이해하는 신부님과 수녀님을 섭외했다. 생활 속에서 노동의 의미와 가치의 중요함, 노동의 원칙과 이념, 노동에 대한 신성함을 발견하도록 도와줬다.

여성들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문제들을 털어놨다. 생활 예의와 교양강좌, 식품관리 및 요리실습, 청소법, 세탁법, 전기 및 가스 사용법 등도 가르쳤다. 교육 참가자는 처음보다 표정이 밝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가난 속에서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서 꿈을 갖고 인간답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경옥 원장(모니카, 서울 가톨릭 여성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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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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