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생활속의 복음]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의 사람이 되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임상만 신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간 세상에 머무르시며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고, 약속의 날에 하늘로 올라가시면서 단호하게 명령하셨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4-5)

제자들은 분부대로 마르코의 다락방에 모여 열흘 동안 오직 기도에 힘썼고, 그 열흘째 되는 날인 오순절에 약속하신 대로 성령께서 그곳에 불처럼 강림하셨다.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성령을 통해 이 땅에 태동한 날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고 말씀하시며 성령을 건네주시자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전한다.

그들은 3년 동안 예수님과 먹고 자고 듣고 살았지만, 예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느님 나라의 비전에 대한 확신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나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선포하기 시작했고, 이 모든 일에 대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살기 시작했다.(사도 2장) 이렇게 제자들의 역동적인 변화는 바로 성령 강림 때문이라고 성경은 전한다.

오늘 독서(사도 2,1-11)에 보면 잘 배우지도 못한 제자들이 동시에 여러 나라 말을 하고 놀라운 기적을 행한다. 베드로 사도는 더 나아가 감동적인 대중 설교를 통해 한꺼번에 3000명에게 세례를 주었고, 다른 곳에서는 장정만도 5000명이나 예수님을 믿게 만들었다. 그동안 예수님의 죽음 이후 다 끝났다는 두려움으로 다락방에 숨어 지내던 제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와 담대한 설교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고 있다. 바로 오늘 강림하신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믿음이 없던 제자들이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는 모습으로 돌변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도 성령을 받기 전의 제자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예수님을 열심히 믿는다고 생각해도 생활에 기쁨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을 이웃에게 전할 용기와 열심히 봉사하려는 열의도 없다. 우리가 예수님을 잘못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때가 많다. 성령 강림을 통해 복음 선포의 사도로 변화된 제자들을 보며 우리도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왜냐하면, 성령은 나이나 성별, 학력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성령의 오심을 열망하는 누구에게나 강림하신다.

우리도 “여러분이 믿게 되었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사도 19,2)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야 한다. 오랜 신앙생활에도 참 예수님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믿음 생활로 사무치는 기쁨과 평화를 누린 적이 없다면 아직 성령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성령은 어둠을 빛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키시고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을 살맛 나게 해주시는 협력자이시다. 또한, 성령께서는 우리가 당신 안에서 살기를 시작하면 더 이상 세상에 두려울 것, 불안할 것, 미진한 것이 하나도 없게 인도해주시고, 우리의 모든 갈등과 혼란까지 극복해 나가도록 우리를 끝까지 붙들어 놓으시는 위로자이심을 믿어야 한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5-2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3. 29

시편 31장 17절
당신 얼굴을 당신 종 위에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