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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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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수정 추기경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께서 같은 본성의 한 하느님이시라는 신비를 기리는 날입니다. 우리 신앙의 근본 교리인 삼위일체의 신비는 단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체험적으로 나타나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로 박해 시대에도 경험하지 않았던 ‘공동체와 함께하는 미사 중지’라는 신앙생활의 공백기를 체험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지난 4월 23일부터 조심스럽게 미사를 재개해서 지금까지 각 본당에서 철저한 방역지침에 따라 미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침착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잘 대응해주신 신부님들과 신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이후(post corona)에 우리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사회의 많은 부분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크게 변화될 것이라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회의 사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활절 전날 우리 교구의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을 찾아 도시락 배달을 하며 쪽방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날 같은 쪽방에 살고 있는 분들의 삶에도 너무 큰 격차가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여기서도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데 우리 사회에서 빈부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가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의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우리 교회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가난으로 고통을 받는 이웃들을 우선적으로 기억하고 필요한 도움을 베풀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이고 그들을 돕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권고에 따라 불우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자선은 교회가 지닌 본질적인 사명 중의 하나입니다. 현대 사회는 얼마나 많이 소유하느냐가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있습니다. 끝없는 소유욕과 지나친 소비가 전 세계에 걸쳐 많은 사람을 절대적 가난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빈부의 차이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진정으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먼저 물질 중심의 삶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루카 16,13 참조) 그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구원받는 길입니다.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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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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