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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장,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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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화 신부



2019년 유엔 기후총회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칠레에서 열리지 못하고 스페인 마드리드로 갑자기 변경되었다. 이번 칠레 회의는 아마존 지역의 파괴와 기후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는 남미의 상황을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였기에 못내 아쉬웠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갑작스러운 개최지 변경 소식에 당황스러웠지만, 다시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2019년 스페인 마드리드 기후총회는 2021년 신(新)기후체제를 앞두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마지막 단계의 협상을 벌이게 되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감 목표와 적응 및 책임과 관련된 부분이 주된 논의의 주제였다. 총회 마지막 날까지도 탄소시장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각국 정부의 견해차만 확인할 뿐이었다.

기후총회 내부의 비관적인 소식을 감지한 듯 12월 6일 저녁, 마드리드 시내에서는 대규모 ‘기후 비상 행진’이 열렸다. 전 세계에서 온 1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4㎞ 정도 되는 거리를 행진하며, 기후위기에 무책임한 각국 정상과 기업을 향해 경고했다. 행진의 맨 앞에는 칠레에서 온 선주민들이 횃불을 높이 들고, 민중가요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를 부르며 기후정의를 촉구했다.

기후행진의 마지막 순서는 그레타 툰베리였다. 이제 스웨덴의 17세 소녀를 모르는 전 세계 시민들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녀는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인물이다. 툰베리는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에 결석하며, 국회를 향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청소년 결석 시위는 전 세계 청소년들과 시민사회에 영향을 주었고, 한국에서도 작년 9월부터 기후행동이 결성되어 대사회적인 행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이번 기후행진 마지막 연설에서도 이렇게 외쳤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는가!(How dare you!)”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의 미래를 빼앗아 가고 있다!” “행동하는 우리가 희망이다!” 마드리드 시내에 울려 퍼지는 소녀의 울음소리는 절박하고 숨이 차오른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울리는 곳은 광야나 다름없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에 더욱 처량하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그리고 종교인마저도 그냥 지나쳐간다. 한국 교회에서도 그녀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는가!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장,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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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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