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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9주일- 나다, 안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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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만 신부



한동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신앙생활을 접은 신자들에게 “왜 갑자기 냉담하게 되었냐?”고 물으면 “예수님 믿어도 되는 일이 별로 없고, 너무 힘든 일들이 많이 생겨서…”라는 푸념 섞인 대답을 듣는 경우가 있다. 예수님을 믿어도 원하는 일이 즉각 이루어지지도 않고 힘든 일들이 생기다 보니 예수님이 정말 계시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사업을 하거나 가정생활을 꾸려가는데 예상하지 못한 고통과 시련이 닥쳐오는 때가 많이 있다. 더욱이 우리가 주님의 말씀대로 살고, 주님께서 시키는 대로 행하고 특히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그럴 때마다 자신들에게 왜 이런 고통이 닥쳐오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우성을 치다가 예수님을 떠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이 탄 배에 가시기 전에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저녁 늦게까지 하느님 나라에 대해 설교를 하셨다. 그리고 설교가 끝나자 허기로 인해 힘들어하는 군중을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이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라고 이르셨다.(14.22) 당신의 사명은 군중이 바라는 ‘배부름의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 선포’라는 것을 분명히 하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 후에 제자들에게 먼저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이르신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미 밤이 늦었기에 배 타기가 내키지 않았지만, 방금 전 놀라운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께서 재촉하시니 그분을 믿고 배에 올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풍랑을 만나 죽을 만큼 큰 고생을 한 것이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풍랑을 만나 고통을 당하리라는 것을 이미 다 아시면서도 그들을 매우 힘든 상황에 내버려두셨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예수님을 듣고 배워서 아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 삶 깊숙이 예수님을 만나고 직접 체험해서 깨달아야 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예수님을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수님을 배워서 믿고 따르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3인칭 믿음’은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된 믿음이 아니기에 오래가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하여 그 믿음을 증거할 힘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증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련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허락하시되, 그들이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멀리서 즐기시는 분이 아니라 당신께서도 그 고난의 상황에 함께 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다.

오늘 우리가 만난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들판에서도 그리고 풍랑이 이는 호수 한복판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이시다. 제자들을 어두운 밤에 떠나보내시고 그들이 풍랑으로 시련을 당함에도 당신 홀로 기도만 하고 계시는 분이 아니라 물 위를 걸어서라도 직접 찾아오시어 “나다. 안심하여라” 말씀하시며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이시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오직 이것뿐이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준다. 내가 도와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준다.”(이사 41,10)





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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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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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6장 34절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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