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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의 행복특강] (17) 하느님 경배와 감사가 행복한 신앙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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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에 다니는 이유를 물으면 많은 교우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려워서 전능하신 하느님께 의지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성당에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점 자신이 생각하는 천주교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심적 갈등만 생긴다. 이러한 기대 때문인지 세례를 받자마자 냉담하는 신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성당에 나온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그것은 마치 캄캄한 밤에 등불 없이 길을 걷는 신앙생활과 같다. 마음의 평화는 본질적 신앙생활을 잘했을 때 결과물이지, 처음부터 마음의 평화가 있을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시며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루카 12,50)하고 말씀하신다. 또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고 하신다. 결국은 십자가 고통에 짓눌리고 수난을 겪고 부활하신 다음에 얻는 것이 평화임을 몸소 가르쳐주고 계신다.

 성당에 나오면 평화가 깨진다. 하느님을 알게 되면서 참고 인내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고 싶은 만큼 평화는 깨지게 돼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통을 겪으시고 참 평화를 얻으셨듯이.

 성당에 나오는 이유는 첫째 하느님을 공경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내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다. 예수님께서도 경배와 감사, 찬양의 삶을 사셨다.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는 말씀처럼 우리가 착한 일을 하는 것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율법서에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율법교사에게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마르 12,30)고 말씀하셨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경배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인간 중심 세상이 되다 보니 하느님도 인간을 위해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하느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일보다 내가 행복한 것이 우선이라는 유혹에 빠져있다. 인간이 하느님께 받은 혜택에 대해 감사와 찬양을 드리지 않는다면 전쟁, 폭력, 환경 재앙은 계속될 것이다. 하느님께 받은 은총에 감사한 마음이 들 때 자연이 보호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감사와 찬양을 드리기 위해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믿는다면, 하느님도 평화를 위해 있어야 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원하는 평화를 얻지 못할 때, 신앙생활은 의무감으로 바뀔 수 있다.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살아야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과 입장이 뒤바뀌었다. 하느님이 종이고 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기도하면서 하느님 뜻을 들어야 하는데, 하느님이 내 뜻을 들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신앙을 통해 현세의 복을 비는 기복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의 기본은 감사와 찬양이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일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반복적으로 응송하고 있다. 마음을 다해 감사의 신앙생활을 한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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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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