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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신부의 행복특강] (26) 유산 상속, 돈·자식 모두 잃는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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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수명 100살 시대가 다가왔다.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에 공부하고, 30대에 결혼해서 50살까지 자식을 키우고 60대까지 세운 인생설계를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 후 40년 동안 인생 설계가 돼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노년은 인생의 휴가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몇 년 남았는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로 일본보다 2배가 높다. 1996년 당시 노인 10만 명당 28명에 해당했던 자살인구가 2006년 10만 명당 50명이 훌쩍 넘었다.

 노년처럼 축복받은 삶이 어디 있을까. 오래 사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느님 은총이 아니면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 수 없다. 축복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노년기에는 잃어버리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은 슬픔을 견뎌야 하고 더 많은 것을 잃는다. `상실`은 노년의 가장 두드러진 단면이다. 친구ㆍ친척ㆍ배우자 심지어 자녀가 먼저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 상실이란 단순히 죽음만을 뜻하지 않는다. 삶의 모든 측면이 상실의 영향을 받는 듯하다. 사회적ㆍ경제적인 것 외에도 눈이 침침해지는 것과 같은 육체적 상실은 독서나 운전처럼 즐거움을 주었던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외로움과 상실로 힘든 노년기에는 가장 중요한 존재가 친구다. 노년기에 가장 좋은 것은 살던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다 죽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초등학교 6년, 중ㆍ고등학교 6년, 대학 4년까지 배우고 그 이후에는 교육과정이 없다. 어린 시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100살까지 풍요롭게 살려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재산관리ㆍ건강관리를 비롯해 그동안 살아온 재능을 노후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배우는 교육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가톨릭교회가 현재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이 바로 노인대학이다. 친구들과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는 노인대학에 많은 신자분들이 참여하기를 권한다.

 자식들과 가까이 살면 살수록 갈등이 생긴다. 자식에 대한 기대는 원망을 키울 뿐이다.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하는 생각으로 섭섭한 마음이 커진다. 하지만 처지를 바꿔놓고 보면 부모는 자식 키우는 재미에 빠져 자녀를 길렀지만, 자식은 부모가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몸이 아프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슬픔이다. 자식들에게 의지하는 것보다 부부만의 노후를 보내는 것이 더 화목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

 미국은 재산 보유형태가 주택은 30, 금융자산 70지만, 우리나라는 주택이 90. 금융자산이 10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돈을 쓰기보다 집 한 채 잘 갖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면 세 가지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첫째는 자식, 둘째는 인생, 셋째는 재산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재산을 관리하며 여생을 풍요롭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평화방송 TV 방송시간 : 금요일 오전 8시(본방송), 토요일 저녁 8시(이하 재방송), 일요일 오후 6시, 월요일 오후 8시 40분.



가톨릭평화신문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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