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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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신부의 행복특강] (31·끝) 구원까지도 결정될 수 있는 말 한마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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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대화를 잘할 수 있을까?

 첫째, 상대방 말에 귀 기울여 들어라. 고민 상담의 대부분은 들어주는 데서 시작한다. 30~40살 넘어서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조해주고 공감해주며 듣다 보면 고민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둘째, 상대방을 이기려 하지 마라. 사람들은 대화하다 다른 의견이 개진되면 설득해서 이기려 한다. 함께 사는 가족도 설득하기 어려운데,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 400년 동안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오랜 시간 노예로 살던 습관을 못 버리고 살았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보름이면 도착하는 광야를 40년 동안 떠돌아다니게 하심으로써 노예근성을 버리도록 단련시키셨다. 또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을 때도 제자들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무시해야 하는 이야기들도 많다. 야구에서 좋은 타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공을 잘 골라내는 선수다. 하늘로 솟는 공, 땅으로 꺼지는 공, 뒤로 빠지는 공 중에서 스트라이크만 골라 쳐도 3할을 치기 어렵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빼앗겨야지, 소모적인 대화에 에너지를 쏟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셋째, 지는 법을 배워라. 대한민국 국민이 잘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모두가 이겨야만 하고,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지는 법을 가르쳐주면 아이들은 잘 살게 돼 있다. 어른부터 어린아이까지 지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넷째, 한쪽 편 말만 듣고 판단하지 마라. 상황 전체를 보지 않고 쉽게 판단하면 바보가 되기 쉽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잘못된 소문에 휩쓸리면 영혼이 망가지는지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다섯째, 끝을 좋게 맺어라. 살다 보면 사람들과 사이가 나쁠 때가 있다. 아무리 속이 뒤집어져도 좋은 말을 하고 헤어져라. 성경 속 인물 중 가장 말을 잘 못한 사람을 뽑는다면 예수님 십자가 왼편에 매달린 죄수다. 그는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하며 예수님을 모독했다. 반면 가장 말을 잘해서 복을 받은 사람이 오른편 죄수다.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고 나서 죄수는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39-43).

 여섯째, 시비를 가리는 데 끼지 마라. 내가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하느님께서 판단하시도록 맡겨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꾸짖지 마라. 먼저 생각해 보고 나서 질책하여라.… 너와 상관없는 일로 다투지 말고 죄인들이 시비를 가릴 때 자리를 함께하지 마라"(집회 11,7-9). 집회서의 가르침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말은 복을 가져오기도 하고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예수님 양옆의 죄수들처럼 구원까지도 결정될 수 있는 게 말의 힘이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복을 실어 생명을 살리는 말씀과 행복을 전하는 말씨를 뿌리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평화방송 TV 방송시간 : 금요일 오후 2시(본방송), 토요일 저녁 8시(이하 재방송), 일요일 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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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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