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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224) 변호인 성모님

죽음의 길 앞에서 만난 ‘영혼의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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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방에 순례 관련 일을 하다가 그 교구에서 피정 강사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작은 본당을 맡아서 즐겁게 사목하시는 신부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신부님은 나 뿐 아니라,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있는 그대로’ 타인을 즐겁고, 기쁘게 대해 주시는 분이었습니다.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신부님은 말씀을 시작하시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말씀을 재밌게 하시는데, 나도 넋을 놓고 그 신부님 이야기에 심취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인상 깊은 이야기 하나!

“강 신부님, 혹시 임사 체험 있어요?”

‘웬 임사 체험!’ 그래서 나는 신부님께,

“아직은 젊어서 그런지 그런 체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데요!”

“에이, 내가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직접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해 줄까요?”

사실 임사 체험 이야기 보다, 그 신부님의 눈빛이 더 강렬하게 빛났습니다.

“그거 실제 있었던 이야기예요?”

“그럼요. 미국 어느 수도회 신부님 이야기인데, 자동차 운전을 하시다가 교통사고로 목이 부러져, 즉사하셨대. 그런데 그 후 신부님이 다시 살아나서 당시 죽음 이후의 순간을 생생하게 증언을 하셨는데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였어요.”

“그래요, 어떤데요?”

“그 신부님 표현에 의하면, 죽으니 강인가 바다 같은 것을 건너더래요. 그리고 거길 건너니 정말 예수님이 계셨고, 아무 말 없이 한 순간 그 신부님의 평생의 삶을 보여 주시더래. 이어 예수님은 단 한 마디, ‘당신은 지옥!’ 그래서 신부님은 ‘내가 세상에 살 때 당신을 따르는 사제의 삶을 살았잖습니까?’하고 따졌대. 그러자 예수님은 ‘너는 평생 너를 인정받는 삶을 살았지, 나를 위한 삶은 아니었다’ 하더래. 이에 실망과 낙담이 생생한데, 그 순간 누가 나타나더래!”

“누가 나타나요?”

“바로 성모님이야. 그리고 성모님은 예수님께 뭐라고 하더래. 그러자 예수님은 ‘좋다. 다시 가서 남은 삶을 잘 살다가 오라’ 그리고는 깨어났는데 병원에서는 자신의 장례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더래. 아무튼 그 신부님은 성모님이 ‘영혼의 변호인’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남은 생을 하느님 위해 살기를 다짐에 다짐을 했대!”

그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이구, 무슨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 교리 예화도 아니고!’ 암튼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오는데 계속해서 ‘변호인 성모님’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나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젊을 때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면서, ‘죽음’이라는 단어에 의연했지만, 이제는 혼자 걸어가야 할 죽음의 길에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얼마나 서글플까 고민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변호인 성모님’, 그 분만 내 옆에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초등부 주일학교 교리 예화 같은 이야기일지언정, 나의 영적인 수준이 이제 초등부 주일학교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니, 그 신부님 이야기가 생생히 와 닿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변호인 성모님, 당신이 옆에 계셔서 참, 좋아요.’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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