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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88. 가장 중요한 은총은?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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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상담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신부님의 최근 글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습니다. 신부님이 지향하는 행복론이 전통적인 교리로의 회귀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 심리 치료와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요. 상담 치료에서 추구하는 행복과 가톨릭의 행복론은 전혀 다른 것인지요?



답 : 일반 상담론이 지향하는 행복론은 교회도 같은 의미로 지향합니다. 주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행복에 대해 강론하셨을 정도로 사람들의 행복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영성 심리에서는 사람이 지향하는 행복론을 좀더 차원을 달리해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찾는 행복은 행복 중에서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일상에서 좋은 결실을 얻고자 하는 행복은 모두가 바라는 것이지만, 그런 행복만을 찾는 것은 신앙인의 성숙 단계에서 가장 낮은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행복을 찾는 삶’이며, ‘주님은 오로지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만을 주시는 분’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주님과 신앙을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도해도 행복이 주어지지 않을 때 쉽게 실망하고 신앙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신들이 마치 사람들이 원하기만 하면 행복을 주는 사람인 양하는 사람은 한편으론 치유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사람들을 취하게 하는 유혹자일 수도 있습니다. 교회가 기복신앙을 멀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의 행복은 (자신의 허물에 대해) ‘부끄러움을 아는 행복’이라고 합니다. 상담심리에서는 사람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의 회복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자존감을 회복시키려는 것은 영성론에서도 아주 중요시합니다. 문제는 자존감 회복이 치유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 치료에서 직면 기법이 사용되듯이 신앙생활에서는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겸손함을 갖도록 권하는데, 이런 부끄러움을 갖는 것을 일반적인 행복보다 한 단계 높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행복감보다 더 높은 수준의 행복감은 무엇인가? 역설적이게도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인식하는 데서 오는 행복감입니다. 죄인 의식이 병적인 죄책감과 독성수치심을 유발한다는 상담론의 비판은 죄책감이 성령께서 온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서 왔을 경우, 혹은 ‘내사’라는 방어기제로 인한 자기 고문 게임에서 오는 자학적 죄책감만을 보고 비판하는 것이지 죄인 의식의 전체성을 보고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성인은 기도 중에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보는 은총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큰 죄인임에도 하느님께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주셨는지를 깨달으며 깊은 회개와 하느님께 대한 애정을 동시에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용서를 받고 살아왔는지 마음 깊이 느끼면서 하느님과 이웃에게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삶을 살며 영적 행복감을 느꼈지요. 이 행복감은 다른 그 어떤 행복감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행복감은 신앙인이 아니고선 맛볼 수 없습니다. 주님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의 입장, 일반적인 행복론에 머무는 사람들은 ‘죄인 의식을 행복으로 여기는 것이 종교적 마조히즘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일부 종교인들의 자학적인 신앙을 마치 열심히 하고 정통성을 가진 것처럼 주장해 그런 의구심을 더 하게 합니다. 하지만 주님이 주시는 죄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달라진 삶을 통해 그런 변태적인 신앙과는 다른 신앙생활이 있음을 삶으로 입증합니다.

이들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관대함이라고 합니다. 관대함은 자신이 하느님께 용서받았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외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하지요.

두 번째는 일상의 소소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은총으로 죄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도 행복하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주는 삶을 삽니다. 그 반대는 가짜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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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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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허물에서 당신 얼굴을 가리시고 저의 모든 죄를 지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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