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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415. 가톨릭 교회가 궁금합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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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저는 종교가 없는 사람입니다만 종교에 대한 관심이 많아 여러 종교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를 접하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킬 정도로 부패했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는지, 내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일부 개신교 종파에서 가톨릭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비판하는데 왜 가톨릭 사제들은 강론 중에 변명이나 그런 것들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지요?



답 : 좋은 질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비단 가톨릭 교회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 모든 이념에도 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교나 이념도 두 가지 철칙을 지향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맙니다. 첫째는 ‘열린 마음으로 사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내 주장만 옳고 다른 사람들의 견해는 무시하는 닫힌 태도는 고인물 같은 현상을 발생시킵니다. 즉, 자신들의 교리나 신념을 신성시하고, 심지어는 아무도 비판하지 못하게 하는 경직성을 보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런 생각들이 자신들이 만든 생각이 아니라 마치 신의 계시처럼 여기는 단계까지 가지요. 이 단계에서 여러 가지 종교적 계급이 형성됩니다. 어떤 종교나 이념이건 이 정도 단계에 이르면 외적으로는 단일화한 듯한데, 내면은 허약하기 그지없어서 붕괴의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가톨릭 교회가 지금껏 존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열린 태도,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생각을 수용하려는 열린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둘째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입니다. 사회적으로 약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없어진 종교나 이념은 사라집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연대감을 가진 종교나 이념은 살아남습니다. 베트남의 토속 종교인 카오다이교를 예로 들겠습니다. 월맹군이 남부 베트남을 점령한 후 남부 베트남 사람들은 무시와 결핍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피폐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만들어진 카오다이교의 교리는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교리입니다.

월맹군은 모든 종교를 말살하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이 볼 때 종교는 인민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아편과도 같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카오다이교는 그 심한 박해 속에서도 지금껏 존재하고 있습니다. 카오다이교가 들어오는 헌금 대부분을 전쟁 고아 등 지역 복지 대상자들에게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카오다이교를 보면서 새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종교가 아편같이 치부되는 것은 아프고 힘겨운 사람들을 외면하고 종교 스스로 자기 치장이나 자기 도취에 빠졌을 때라는 것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노력할 때 아편이 아니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순기능을 한다는 것, 그리고 종교가 순기능을 할 때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역사는 증언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끊임없이 자성하고 자신을 스스로 다듬어 가며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0년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제들이 왜 외부의 비판에 반응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가. 그것은 가톨릭 사제들의 선발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신학교를 들어갈 때부터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검증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학교에서 지내는 내내 이뤄지고, 사제품을 받을 때 가장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쉽지 않은 과정을 치러냈기에 사제들은 자신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뭐라고들 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심지어는 전혀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입니다.

역으로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가톨릭에 대해 감정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것. 그것도 중세 때 문제를 끄집어내서 비판하고 현재의 가톨릭 교회에 모욕을 주려고 하는 것은 열등감에서 발로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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