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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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결산-사랑이 피어나는 곳에]평범한 이웃의 위대한 실천… 독자들 사랑이 지구촌 물들여

국내뿐 아니라 세계 교회 공동체에 후원18년간 약 120억, 859명에 도움의 손길대상자가 후원자 된 사례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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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루카 12,33)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은 올해도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고 하늘에 차곡차곡 보화를 쌓았다. 본지 사랑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올해 49명(개인 또는 단체)에게 독자들이 보내온 성금 10억 2623만 2673원을 전달했다. 2017년 12월 10일부터 2018년 12월 8일까지 모인 성금이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시작한 2001년부터 18년간 모인 성금은 119억 4389만 8697원. 모두 859명(시설)이 희망을 되찾았다.

성금은 홀로 투병하는 이웃, 폭력으로 몸과 마음을 상처 입은 이,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신앙의 끈을 놓지 않은 이웃에게 전해졌다. 전쟁과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 공동체를 위한 나눔도 있었다. 특히 올해는 국내뿐만 아니라 지구촌 변방으로도 나눔의 손길이 닿았다. 1463호(5월 6일 자)에 소개된 공소 방문용 오토바이와 트럭이 절실한 우간다 키타부본당에는 50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답지해 한국 교회 신자들의 사랑이 지구촌을 물들였다. 1466호(5월 27일 자)에 소개된 파푸아뉴기니 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은 성금 3200여만 원으로 자활의 꿈을 되찾았다.



김치 기부, 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 전달

성금을 보내오는 독자들은 예수님을 닮고 싶어하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적은 것도 기꺼이 나누며 18년째 사랑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출근길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2000원씩 보낸다는 직장인부터 이름 없이 목돈을 보내온 후원자까지. 이들은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저 따르고 싶었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을 실천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기부하지 않더라도, 사연을 보고 자신이 가진 시간과 재능을 나누고 싶다며 연락해온 독자들도 있다. 어린이집 차량 운전을 하는 김영득씨는 1491호(11월 25일 자)에 소개된 무연고 탈북 청소년 그룹홈 ‘꿈사리공동체’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주말에는 차량 봉사를 해줄 수 있다며 언제든 이동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고 전했다. 쌀과 김장 김치를 보내고 싶다는 독자의 전화도 걸려왔다. 저마다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선행으로 하느님 나라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 기적은 한 시각장애인에게 새 빛을 안겨줬다. 어릴 때 시력을 잃고 평생 어둠과 사투를 벌여온 안병훈(안토니오, 55, 대구대교구 선산본당)씨. 1460호(4월 15일 자)에 사연이 소개된 안씨는 독자들이 보내준 성금 2800여만 원으로 ‘인공각막 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았다. 고국인 필리핀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은 아델모씨(1455호, 3월 11일 자)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델모씨는 이주노동자로 한국서 20년간 일하며 홀로 지내왔다. 그러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거동조차 힘들었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했다. 그의 아내는 “성금 덕분에 남편이 계속해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재활에 힘쓸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기부 선순환 이어지기도

대상자가 후원자가 되어 기부의 선순환이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11월, 한 자매가 본사로 찾아와 100만 원권 수표 한 장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17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과 하반신마비 장애인 시동생을 병구완하며 살던 김광자(스콜라스티카, 서울 용산본당)씨다. 605호(2001년 11월 4일 자) 사연으로 소개된 그는 “빚을 갚고, 하느님께 감사드리기 위해 몇 년 동안 조금씩 모은 돈이니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가톨릭평화신문 보도주간 황현 신부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곁에서 보살펴 주시고 늘 함께 하신다는 걸 증명하는 캠페인”이라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사랑을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전은지 기자



무연고 탈북 청소년이 보내온 감사 편지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평화신문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가득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북한의 백두산의 정기가 깃든 물을 마시면서 17년을 살았습니다. 제가 태어난 삼지연을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집이 너무 가난하고 쪼들려서 돈을 벌어 오겠다는 생각에 어린 나이에 부모님께 쪽지 한 장을 남기고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중국에서 개신교 목사님의 도움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는 데 도와준 분을 통해 개신교를 알게 되어 고등학교 때 교회를 다니면서도 설마 진짜로 하느님이 계신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종교를 몰랐던 제게 신앙은 멀게만 느껴졌고, 나가지 않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탈북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 그룹홈인 꿈사리공동체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볼 수 없는 수녀님이 현관문을 열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수녀님이 계실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 했지요. 그렇게 낯선 수녀님과 저처럼 혼자 탈북한 무연고 친구들과 한가족이 되어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님이 저에게 가톨릭 세례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큰 고민 없이 세례를 받기로 했습니다. 8개월 동안 교리공부를 하면서 괜히 세례를 받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주 미사와 교리수업을 다니면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싹터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성탄절에 프란체스카로 다시 태어납니다. 참 신기한 것은 저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났고, 12월 25일 성탄절에 세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세례식 날이 점점 다가오니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의 자녀였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북한에서 저를 이끌어주셨고, 지금까지 안전하게 지켜주심을 느끼며 믿음이 움터 오릅니다.

제가 하느님을 알지 못한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함께하신 것처럼 제가 만나지 못했지만,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시는 가톨릭 신자분들과 가톨릭평화신문을 아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열심히 공부하여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마음이 따뜻한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훗날, 제가 북한에 갈 수 있다면 고향에 가서 고향의 이웃들을 치료해주는 간호사로 봉사하고 싶고, 제가 느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북의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와 같이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고향에서 그리운 가족들과 하루빨리 만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우리를 사랑하러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드리며, 하루빨리 우리나라에 평화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2018년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꿈사리공동체 이보향 올림



※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이 12월 13일 꿈사리공동체에 성금 2106만 9000원을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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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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