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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개념·종교적 경계 넘어 체험의 영역으로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 36. 관상에 관한 머튼의 공헌과 평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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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하삼두 스테파노



지난 호에서 우리는 전통적 관상을 배운 토마스 머튼이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제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머튼의 저서들, 가령, 「내적 체험」, 「새 명상의 씨」, 「수도승적 기도의 사조」, 「활동의 세상 안에서 관상」 등의 저서를 통해 어떻게 그가 자신의 전통을 ‘종합’하고 다른 종교적 전통, 특히 동양의 관상 전통들의 영향 아래에서 우리 시대의 언어로 관상을 ‘현대화’하게 되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추상적 하느님 넘어 사랑의 친밀한 포옹으로

먼저, 「내적 체험 : 관상에 관한 기록」(1959)이라는 저서는 대부분 1958년 ‘루이빌 영적 체험’ 후 1959년에 기록되었다. (실제로 이 책은 1968년 「내적 체험」이 출판되었지만, 1959년에 기록된 텍스트에 몇몇 부분을 수정하거나 첨가했다). 머튼 자신의 관상 체험이 관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머튼은 관상이라는 주제에 대해, 초기 전통적인 가톨릭 저술들에 따르는 관점으로 표현했던 관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 책에서 수정하고 있다. 이 책이 기록되는 동안 1959년 7월 12일, 머튼은 자신의 일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번 주에 나는 「관상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썼다…. 이전의 나의 지나치게 단순화된 모든 생각이 얼마나 빈약했던가….” 그는 또한 “많은 선(禪) 불자들이 나의 장황하고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게 공허한 책이었던 「진리를 향한 상승」을 읽었다”고 후회하고 있다.

그는 「관상이란 무엇인가?」 는 관상적 삶에 대해 개발되지 않고 미성숙한 전망에서 기록되었고, 「진리를 향한 상승」 역시 참된 관상은 말들과 개념들을 초월한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한계점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머튼 학자 윌리엄 샤논은 1959년 텍스트는 초기 머튼과 후기 머튼 사이의 ‘다리’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책 제목에 붙은 ‘체험’이라는 단어는 관상에 대한 신학적인 접근에서 체험적인 접근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내적 체험에서 그는 논리와 이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조직신학적 접근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는 관상가는 추상적인 하느님을 넘어, 사랑의 친밀한 포옹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하느님의 체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앞선 두 책의 접근 방식과는 달리, 그는 관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다. “관상 체험은 어떤 단계적인 과정을 통해 도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보는 것’ 혹은 ‘보이지 않는’ 어떤 것입니다. 그것은 혜성처럼 갑자기 당신에게 나타나 그곳에 있습니다.”



동양 종교에서도 관상적 체험의 보편성 발견

토마스 머튼은 획득된 관상과 주입된 관상 사이에 전통적인 구분을 피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나눔의 타당성은 신학자들이 뜨겁게 논쟁해 왔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는 관상을 ‘본성적 관상과 신학 혹은 하느님에 대한 관상으로 나누는 희랍 교부들의 구분’에 기초해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하느님 사랑을 향한 숨겨진 증인으로 세속에서 살아가는 ‘활동적 관상가들’을 존중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 세상에서’ 관상적 삶의 가장 중요한 개발은 남녀의 작은 그룹들의 성장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현존하는 곳에 그리스도께서도 현존합니다… 물론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엄격한 관상적인 관점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내적 체험은 교회의 교부들, 성경, 라인강 지방과 스페인 지역의 신비주의자들, 현대 심리학과 실존주의 철학에 기초한 전통적인 관상의 개념들에 대한 머튼의 깊은 이해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처음으로 머튼은 ‘동양 종교에 관한 생각’을 구축하고 있다. 선(禪) 불교와 도교와 같은 비그리스도교 전통에 관한 그의 발견과 경험 사이의 연결점을 찾고 있다.

그는 동양의 관상적 전통들이 서구의 관상적 전통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동양 종교의 지식과 진가 안에서 우리가 성장해 나갈 때,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관상의 깊이와 풍부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내적 체험」이라는 저서를 통해 관상에 대한 그의 견해는 종교적 경계를 넘어, 내면의 자아에 집중하는 것으로부터, 내면의 영적 체험을 통하여 우주적 실재에로 깨어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게다가 관상적 체험의 보편성을 발견함으로써, 초기의 관상에 대한 로맨틱한 환상이 사라지고, 더 경험적이고 부드러우며 다양하고 풍부해진 모습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 박재찬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산 분도 명상의 집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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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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