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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소재로 한 작품 잇따라 죽음 소재로 가족 소중함 전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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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사원 장그래의 애환과 직장의 모습을 다룬 tvN 드라마 ‘미생’.

최근 선보이는 영화와 드라마 작품들의 주제가 변하고 있다. ‘사랑’ ‘불륜’에만 국한되던 안방극장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한 작품이 줄을 잇고 극장가에서는 ‘가족을 통한 진정한 사랑’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돼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사회적 약자 주목

“모르니까 가르쳐주실 수 있잖아요.”(장그래)

“기회에도 자격이 있는 거다.”(오과장)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와 상사 ‘오과장’의 대화는 ‘주는 차별’과 ‘받는 모멸감’으로 채워져 있다. 장그래가 비정규직 사원이란 이유로 직장에서 겪는 차별과 어려움은 전국의 수많은 직장인과 600만 장그래의 이야기였다. 장그래는 연봉 계약서를 쓸 필요도 없고 인센티브도 없다. 명절 선물 세트도 햄세트 대신 식용유 한 병이다. 장그래를 향한 정규직 동기들의 눈빛도 다르다. “그래 괜찮아” 하고 자신을 달래보지만 결국 그는 비정규직이다.

7주 연속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라는 기록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던 MBC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들이 사회 불의를 물리치며 약자를 돕는 내용을 다룬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성추행 사건 취업준비생의 비애 돈 앞에 딸의 비극을 외면하는 아버지 등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이 현실감 있게 드러난다. “그 사건 쥐고 있어서 어떡할 건데? 정치적인 일이니 잊어버리자고!” 정치적인 일에 적당히 넘어가려는 문희만 부장검사의 말에도 구동치 검사는 굴복하지 않고 맡은 사건들을 정의롭게 풀어낸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들은 이처럼 대기업 가문의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 대중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정석희(아가타) 문화평론가는 “미생의 경우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곧 내 남편 자녀들의 이야기여서 중년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며 “뉴스에서만 접하던 사회적 약자 부조리가 드라마를 통해 보여지면서 더욱 생생한 공감을 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훈(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신부는 “드라마와 같은 작품이 사회 문제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이에 그치지 말고 교회가 가르치는 인간 존엄성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약자를 돌보는 근본 해법을 찾는 데에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

사랑과 죽음의 의미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가족의 죽음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값진 교훈이지 않을까.

관객 수 470만 명 동원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 기록을 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소녀 감성 강계열 할머니가 서로 의지하고 아껴주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주고 손 꼭 붙잡고 고운색 커플 한복을 갖춰 입은 노부부 모습은 툭하면 갈라서는 현대 부부들에게 교훈을 던져줬다. 먼저 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무덤 앞에서 하염없이 우는 할머니 모습은 죽음도 넘지 못하는 사랑을 일깨우기 충분했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임종을 맡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목숨」은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 큰 호응을 얻었고 최근 개봉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은 뇌종양에 걸린 어머니와 단 일주일밖에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의 간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이광호(베네딕토) 생명문화연구가는 “특히 평소 자극적이고 쾌락 중심적인 것에 익숙했던 젊은이들이 사랑의 본질을 일깨운 진중한 작품들에 호응했다”며 “파편화된 오늘날 현대사회 가족의 삶과 죽음을 경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최근 작품들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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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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