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 AI로 많은 닭이 파묻혔다. 알 낳는 닭들이 줄다 보니 달걀값이 덩달아 뛰고, 그러자 정부는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비행기와 배로 달걀을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달걀의 유통기한이 30일에서 45일로 제각각이어서 소비자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식품의 유통기한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유통기한은 제조일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한다. 즉, 소비자에게 판매 가능한 최대기간을 의미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것이다. 유통기한을 적절하게 정해야 소비자는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제품결함으로 인한 횟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 유통기한은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유통기한은 포장재질, 보존 조건, 가공방법, 원료 배합 비율 등 제품 특성을 고려해 설정한다.

유통기한은 식품을 제조, 가공, 판매하는 영업자가 정한다. 영업자가 생산하는 제품에 스스로 유통기한을 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1995년 이전에는 유통기한을 국가에서 설정하고 관리했다. 하지만 최근 햇반과 국, 찌개 등 레토르트 식품이 나오면서 식품보존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했다. 식품은 제조방법이나 포장방법, 함유 성분에 따라 다양한 유통기한이 설정될 수 있기 때문에 1995년부터 단계적으로 영업자가 스스로 제품의 품질을 책임지고 유통기한을 정하도록 시행됐다. 2000년 4월부터는 전면적으로 영업자가 스스로 설정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 설정은 영업자가 스스로 자율적으로 실시하지만 유통기한 설정 실험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과학적 객관성이 필요하기에 정부는 ‘식품 등의 유통기한 설정 기준’을 제정했다.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달걀의 유통기한은 세척 여부와 보관 온도에 따라 다르게 설정한다. 달걀을 씻지 않고 유통하면 상온에서 보통 30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달걀을 씻은 경우에는 냉장에서 30~45일로 유통기한을 정하고 있다. 또 보관 조건과 용도 등에 따라 위생ㆍ품질상 문제가 없을 때에는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영민 연구관>





레토르트 식품= 금속용기를 사용하는 일반 통조림과 달리 내열성 플라스틱 필름이나 금속박을 여러 겹 사용해 용기를 만들고, 그 용기에 제조 가공 또는 조리한 식품을 넣어 밀봉해 가압ㆍ가열ㆍ살균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