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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예술인] (27)송윤 가타리나 (연극배우)

‘성당 오빠’ 따라 연극 보고 배우의 꿈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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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배우 송윤씨가 가족 음악극 ‘고양이 학교’에서 꼬맹이로 열연하고 있다.



“지나고 나서야 예수님께 받은 선물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17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양예술극장에서 만난 연극배우 송윤(가타리나, 42)씨는 연극 연습 도중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주님께 감사한 줄도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송씨는 지난 20여 년간 ‘말해요 찬드라’ ‘몽실’ ‘마리아와 함께 아아아아’ 등 수십 편의 연극과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송씨는 “좋아하는 연극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셨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청소년 시절 방황했지만 비뚤어지지 않게 마음을 다잡아주신 주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왜 연극배우가 됐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연극 대사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청소년기 방황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중2병을 심하게 앓았죠. 당연히 공부도 안 했어요. 그땐 반항심에 ‘막’ 살고 싶었거든요. 연극을 알기 전까지요.”

그는 독실한 신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아세례를 받고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당에 나갔다. 하지만 가정형편은 좋지 않았다. 그의 부모님은 새벽 미사와 기도에 빠지지 않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래도 집안은 늘 어려웠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하지만 하느님께 아무리 매달려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는 중학생 때 처음으로 하느님을 원망했다. 2박 3일간 가출도 했다. 이후 5년간의 방황이 이어졌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난생처음 연극을 보고 ‘연극배우가 되자’고 결심했다.

“대학생이던 성당 오빠가 저를 극장으로 데려갔어요. 연극은 별로였는데 여주인공이 연기를 아주 잘했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조연 배우들이 주인공을 받쳐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배우가 돼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연극배우라는 꿈을 품었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연극을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다. 우연히 서울 응암동본당 주보에서 성극(聖劇)에 출연할 신자를 모집한다는 글귀를 봤다. 무작정 본당 연극동아리에 들어갔다. 그의 첫 연극은 성극이었다.

이후 송씨는 본격적인 연극배우가 되고자 대학로의 극단에 무작정 찾아갔다. 키 150㎝인 꼬마 같은 그가 배우가 되고 싶다며 다짜고짜 찾아갔을 때 극단 담당자는 휘둥그레한 표정으로 “우린 아무 때나 배우를 모집하지 않는다. 오디션 기간에 오라”며 돌려보냈다. 송씨는 연극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지를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에서 한 극단이 배우를 모집한다는 글귀를 읽었다. 마감일이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렇게 입단한 극단 ‘작은 신화’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화에도 능하다. 청각장애인들과 대화하는 것이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아 몇 년째 열심히 배우고 있다. 장애인 극단이 마련한 연극에도 출연했다. 처음엔 장애인들을 도우려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출연했다가 그곳 연출자에게 크게 혼이 났다. 연출자는 “그들(장애인 연극배우들)은 당신 도움 없이도 연극을 할 수 있고, 당신보다 더 열정적이고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말해줬다.

송씨는 6월 24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열리는 가족음악극 ‘고양이 학교’에서 1000년 된 산삼 ‘꼬맹이’와 고양이 ‘치타’ 1인 2역으로 출연 중이다. 한국 최초의 판타지 동화 「고양이 학교」(2001)를 원작으로 한 이번 연극은 지구가 모든 생명체에게 공동의 집임을 깨닫게 하는 환경극이다. 천주교 신자는 1인당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다.

글·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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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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