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의미 있는 전시로 성당 재정에 보탬 되고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사제관 앞 작업실에서 한창 제작 중인 사각형 유리화 기도등을 보여주는 김명현 신부.



“은경축을 그냥 축하 행사로만 끝내기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간 제작해온 유리화(Stained Glass) 작품을 팔아 성당 빚을 갚기로 했어요.”

15∼16일 자신이 사목하는 성당 2층 대회의실에서 첫 유리화 전시회를 여는 김명현(대전교구 천안두정동본당 주임) 신부는 “극구 ‘취미’ 수준의 작품”이라고 겸양을 보였다.

하지만 사제관 입구 작업실에서 만든 작품은 이미 취미 수준을 벗어난 듯하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초 받침대(Candle Holder) 소품을 비롯해 예수님이나 성모님, 꽃을 그려넣은 사각형 기도등도 있고, 성당 형태로 제작해 온 가족이 기도할 때 쓰도록 만든 등도 있다. 또 유리 필통이나 유리 문구함 등 실용적인 작품도 있는가 하면, 네덜란드 추상화가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에게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추상적 이미지의 무지개 조명등도 있다. 무려 90여 점이다. 그 색채와 빛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아름다운 향연은 말을 잊게 한다.

김 신부는 어떻게 유리화 작품을 제작하게 됐을까?

“2010년에 부여 규암성당을 신축하다가 건축기금을 아끼고 싶어 유리화를 하게 됐어요. 1972년에 지은 성당인데, 거의 무너지기 직전이었죠. 어느 정도였느냐면, 성당 건물이 반으로 갈라져 쇠기둥으로 빔(beam)을 대서 20년간 써왔다고 해요. 그런데 규암본당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있는 300여 명의 공동체여서 유리화 제작비라도 아끼기 위해 제가 직접 배웠어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조 플라치도 수사님께요. 그게 시작이었죠. 규암성당 제의방과 유아방, 준비실, 방송실, 계단 위 등 10여 점은 제가 만들었지요.”

그렇게 시작된 유리화 작업은 교구 사목기획국장으로, 두정동본당으로 임지를 옮기면서도 계속됐다. 교구 주교좌 대흥동성당 제의방 유리화도 2015년에 김 신부가 자청해서 제작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사제 수품 25주년 은경축을 맞아 두정동성당 신축 때 진 빚 9억 4000여만 원을 갚고자 그간 제작한 유리화를 판매하는 전시회를 열게 됐다.

“처음엔 힘들었어요. 작은 유리조각을 다루다 보니 찔리기도 했고 위험하기도 하고 인두에 데기도 했어요. 인내가 필요한 정교한 작업이었지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성당을 신축하며 진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하게 됐지요. 요즘은 평일에 짬이 날 때면, 월요일 쉬는 날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해요. 밑그림을 그리고 한 조각씩 잘라 동테이프로 붙이고 용접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이 태어나는 게 정말 재밌어요.”

김 신부는 이어 “이번에는 소품부터 기도등, 조명등까지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다음에는 신ㆍ구약에서 영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대목을 주제로 삼아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3년 뒤에 그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시 성당 빚을 갚는 전시를 하고 새 임지로 떠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9-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5

2요한 1장 3절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