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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쟝 밥티스트 레지 신부 지음 / 유정희ㆍ정은우 해제 / 아이네아스 / 1만 5400원기원전 20~1세기 요동 지방과 한반도 서북부 지역에 존재한 한국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다.
우리는 교과서를 통해 고조선과 단군왕검에 대해 배웠다. 고조선은 수천 년간 짧지 않은 역사를 한반도에서 써내려갔다. 그러나 오랜 기간 실재했던 고조선 역사에 비해 사료가 너무 부족한 게 현실. 우리는 고조선을 그저 ‘신화’, 혹은 ‘전설’의 나라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18세기 프랑스 출신 예수회 선교사에 의해 중국 측이 보관했던 고조선 역사가 새롭게 발견돼 국내에선 처음 책으로 출간됐다. 기록자는 당시 중국 선교사였던 예수회 쟝 밥티스트 레지 신부(1674~1743)다. 그는 1698년 포교를 위해 청나라에 갔을 때 중국 황실 서고에 보관돼 있던 중국 측 사료를 통해 고조선 역사를 만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의 기록은 고조선인은 중국 최초의 나라인 하왕조(夏王朝) 이전 요(堯) 임금 때부터 존재하며 하나라와 관계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레지 신부는 빼어난 지리ㆍ수학ㆍ천문학 지식을 활용해 동아시아 역사와 조선의 지리를 파악하고, 이를 유럽에 전파했다. 그 과정에서 고조선의 역사를 발견해 기록을 남기게 됐던 것.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한 고조선 사료가 가톨릭 사제에 의해 기록돼 있었던 것이 300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기록은 사실상 고조선 역사와 관련해 근대 이전에 작성된 유일한 사료여서 의미가 크다.
레지 신부의 기록을 통해 고조선이 중국 하나라의 폭정에 항거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고, 실제 중국 영토에 침입하기도 했던 기록들을 역사학자들의 해제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