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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가닥 수녀님은 아무도 못 말려

웃음 치료사 김현남 수녀, 입회 60주년 체험담 출간


▲ 가곡 '라스파뇨라'부터 '소양강 처녀', '칠갑산'에 이르기까지. 웃음 치료사 김현남 수녀는 "곡마다 500번은 연주해야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며 즐거운 사도직 이야기를 전했다.



겨울빨래 수녀한테 걸렸니?

김현남 수녀 지음 / 예지 / 1만 5000원





번쩍번쩍 빛나는 아코디언이 김현남(메히틸다, 성가소비녀회) 수녀 품에 안기자 춤을 추듯 신명 나게 화음을 뿜어냈다. 봉숭아 물을 들인 김 수녀의 손가락이 건반 위를 자유자재로 오가자 이탈리아 가곡 '라스파뇨라'부터 '소양강 처녀', '칠갑산'까지 장르 불문하고 흘러나왔다. 9월 19일 서울 성북구 성가소비녀회 총원 음악실이 김 수녀의 아코디언 연주 소리로 채워졌다.

김 수녀는 알 만한 사람들은 잘 아는 '웃음 치료사'다. 총원 내 100여 명 수녀 가운데서도 10번째쯤 되는 '왕고참'이지만,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사도직에 열정적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손수레에 아코디언을 싣고 다니며 10년째 교회 안팎에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다.

서울ㆍ수원교구 성당과 복지관에서 매달 10여 회에 이르는 신바람 강의가 김 수녀의 사도직. "앗싸! 오늘 한바탕 웃어봅시다" 하며 '웃으며 사는 법'과 '아코디언 연주'를 선보이면 조용하던 어르신들도 금세 팬이 된다. 박래수 선생의 개인지도 '최고령 수강생'으로 아코디언 연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모두 유쾌한 영성을 전하기 위한 김 수녀만의 노력이다.

"10년 전 기도 중에 예수님께 '제가 뭐 할 일이 없을까요?' 하고 여쭸는데, 글쎄 '어르신들과 놀아라' 하는 답을 주시더군요. 이후로 주님 안에 더욱 신나게 살고 있답니다."

최근 김 수녀는 책을 펴냈다. 수녀회 입회 60주년을 맞으며 하느님 안에 기쁘게 살아온 자신의 체험담을 유쾌하게 풀어낸 수필집 「겨울빨래 수녀한테 걸렸니?」다. 웃음 치료사 활약상도 재미있지만, 책에는 20년 전 더욱 활발히 수행했던 '교도소 사도직' 이야기가 등장한다.

50대이던 김 수녀는 1995년부터 약 10년간 청주교도소와 소년원을 다니며 재소자 교화에 힘썼다. 책 1부에는 흉악범도 아들처럼 순한 양으로 만드는 김 수녀의 왈가닥 사도직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러분, 교도소에 끌려온 것을 축하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여기 끌려오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 큰 죄를 저질렀을지 모르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교도소 내 천주교 집회 때마다 이어진 김 수녀의 시원스러운 입담은 험상궂은 재소자들의 마음을 이내 사로잡았다. 좌중을 휘어잡는 김 수녀의 카리스마는 교도소 내 보스부터 교도소장까지 천주교 집회로 부르기 충분했다. 60명에 그치던 천주교 집회장은 얼마 안 가 200명이 넘었고, 예비 신자만 80명에 이르기도 했다. 그때 얻은 별명이 '왈패', '조폭 수녀', '재소자들의 엄마'다.

김 수녀는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기도를 통해 답을 얻고 이뤄냈다. 1998년 열악한 교도소 내 TV가 없던 시절, 김 수녀는 무작정 한국샤프 이관진(베드로) 회장을 찾아가 후원을 받아냈다. 떡집에서 외상으로 큰 떡을 뚝딱 얻어 재소자들의 배를 채워줬고, 공장을 찾아가 초코파이를 트럭째 얻은 사연, 이가 다 빠진 무기수를 위해 돈을 마련해준 일화 등 기적 같은 사연들 앞에는 늘 기도가 있었다. 겨울철 잘 마르지 않는 빨랫감처럼 아무도 못 말린다는 뜻의 '겨울빨래 수녀'란 별칭도 이때 얻은 것. 2002년 대한민국 교정대상 특별상을 받은 김 수녀는 지금도 매주 서울 남부교도소를 찾아 인성교육을 해주고 있다.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자'는 것이 제 철학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느님 아버지께서 알아주시기에 힘닿을 때까지 아코디언을 놓지 않고 웃음과 기도의 힘을 전하고 싶어요."

책 판매 수익금은 어려운 출소자와 빚 때문에 삶을 등질 뻔했던 젊은 가장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김 수녀는 오는 9일 오전 KBS TV 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해 유쾌한 사도직 이야기를 전한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0.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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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26 17 하루는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갈릴래아와 유다의 모든 마을과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도 앉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힘으로 병을 고쳐 주기도 하셨다. 18 그때에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다. 19 그러나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보냈다. 20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21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인데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22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대답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23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24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에 걸린 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 25 그러자 그는 그들 앞에서 즉시 일어나 자기가 누워 있던 것을 들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26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두려움에 차서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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