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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33) 우리 집 (The House of U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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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우리집’ 포스터.

 

 

 

 

 

 

 

 


영화 ‘우리 집’은 이혼 위기에 처해있는 부모가 화해하길 바라며 가족을 위해 요리하고 여행을 계획하는 열두 살 하나(김나연 역)와 생계를 위해 지방에 일하러 가신 부모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챙기며 잦은 이사에 지친 유미(김시아 역)ㆍ유진(주예림 역) 자매가 만나 서로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다.
 

 

 

 

 

부모의 갈등과 생계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세 어린이는 크리스마스 가족 영화에서 등장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로 있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현실적인 문제들을 자신들의 책임인양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무거운 부담은 때때로 의욕을 잃게 하기에 충분한데 주인공 하나는 가정을 지키는 주체가 되어 가족을 위해 밥을 차리고 같이 먹자고 제안하는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주인공 하나에게 ‘집’은 사전적 의미의 가옥이나 건물보다는 ‘식구’들이 함께 밥 먹고 살아가는 따뜻하고 안락한 ‘우리 집’이길 원했기 때문이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로 시작하는 노래 ‘즐거운 나의 집 (HOME SWEET HOME)’은 전투가 치열했던 미국 남북전쟁 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멜로디를 듣게 하여 서로 적대적이었던 군인들의 마음을 변화시켰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렇듯 어릴 적 살던 집에 대한 향수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소중한데, ‘우리 집’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즐거운 나의 집’ 안에 있지 않다. 그들이 꿈꾸는 ‘즐거운 나의 집’은 버려진 상자와 달걀판으로 만든 ‘종이로 만든 집’으로, 아이들의 소망은 아직 기획 단계인 미니어처 상태다.
 

주인공 하나는 원치 않은 이사를 해야만 하는 유미ㆍ유진 자매에게 “너의 집도 지켜주겠다”며 “뭐든 하나하나 하면 된다”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정작 본인의 가족은 해체 위기에 있는데도 어린아이 둘이 있을 공간을 지켜주기 위해 유미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자신들의 언니가 되어 달라는 유미의 말에, 자기 집에서는 가족이 모이지 않아 할 수 없었던 밥도 해주고, 새로운 형태의 식구가 되어 아이들을 위해 어려울 때마다 함께 하며 힘이 되어 준다. 어른들이 하지 못한 역할을 11살 소녀가 해내는 모습이 든든하고 대견하다. 우리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형제자매들에게 힘이 되어주면 서로 기쁨과 위안을 얻게 될 거라는 평범한 진리를 주인공 하나를 통해 깨닫게 한다.  
 

‘우리 집’은 영화 ‘우리들’로 극찬받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전작에 이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다양한 소재가 부족한 한국 영화의 한 부분을 채워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는 감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경숙 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장,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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