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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낙엽의 아름다움도 글씨에 담는 ‘굳세나’

캘리그라피 작가 이세나씨(예명 굳세나) SNS로 작품 알려 주부에서 작가로 성장 어릴적 자연에서의 삶이 창작의 원동력 전례 봉사·가톨릭 그림 작업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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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물방울, 작은 나뭇잎이 하얀 종이 위에서 어우러진다. 아기자기한 삽화와 ‘어디를 가시든 사랑받으세요’와 같은 따뜻한 말이 더해지면 감성 넘치는 ‘굳세나’(goodsena) 표 작품이 탄생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7만여 명. 굳세나라는 작품명으로 널리 알려진 이세나(엘리사벳, 44) 작가를 만났다. 지금이야 여러 대기업에서 달력과 가계부 등 각종 작품 의뢰가 쏟아지는 인기 작가지만 7년 전까지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이 작가는 “7년 전에 어떤 분이 마흔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고 물었는데 답을 할 수 없었다”며 “이대로 나이만 먹겠구나라는 생각에 재능을 기부하게 해달라고 한 달간 주님께 매달렸다”고 말했다. 기도에 대한 응답은 빨리 왔다. “어느 날 길에서 낯선 글씨를 봤는데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캘리그라피였는데 그때는 몰랐죠.”

우연히 시작한 캘리그라피지만 1년 만에 수강생을 가르칠 실력이 됐다. 투병 중인 이모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매일 작품을 그려 선물하며 실력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그림을 전공하지 않아 자신감이 부족했다. 좋은 스승을 만나서야 자신감을 채울 수 있었다. 유명 소주의 글씨를 쓴 캘리그라피 작가 이산씨는 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이런 감성의 작품을 쓰는 사람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승의 조언으로 인스타그램도 시작하고 캘리그라피 대회에서 큰 상도 받았다. 대형 출판사와 작품을 엮은 책도 출간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 작가는 어린 시절 자연에서의 삶이 작품의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깡촌에서 자랐어요. 그곳이 너무 답답해 벗어나고 싶었는데 지금은 작품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길에 핀 작은 들꽃 하나 그냥 보는 법이 없다. 떨어진 나뭇잎 하나 흘려 지나치지 않는다. 주님의 창조물 자연을 빌려 작품에 소중히 담는다. 거기에 그림과 글을 더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70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 나오기까지 지독한 아픔도 따랐다. 이 작가는 “지인과 가족을 떠나보내며 견디기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시련은 재능을 기부하게 해달라는 기도에 대한 주님의 응답이었던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앙과 가족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에 시련의 강을 건넌 것이다. 남편이 지어준 작가명 굳세나(goodsena)도 ‘좋은 세나’와 아파하는 아내를 위로하는 ‘굳세라 세나’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 작가는 본당 성물방 봉사를 했고 지금은 전례 봉사를 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cpbc 해인글방에서 그림 작업을 했고, 구상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달력, 가톨릭 비타콘 표지 작업 등을 하며 재능을 나누고 있다.

이 작가는 스스로의 작품을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다”고 손사래 치며 “이렇게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웃었다.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이 베푸는 삶을 사셨다고 해요. 저도 성인의 삶을 따라서 가진 것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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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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