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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죄, 하느님 만나는 복된 자리 될 수 있다

성바오로수도회 황인수 신부 저서... 피정 지도·방송 강의 내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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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죄를 지었다”는 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죄라는 말은 벌을 떠오르게 하고, 이는 곧 마음의 짐이 된다. 죄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신앙은 자발적인 기쁨보다는 죄책감과 의무만을 안겨 준다.

성바오로수도회 황인수 신부가 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황 신부는 해서는 안 될 무엇을 저지르는 것, 행위 차원의 어떤 것이 죄가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나 자신과 맺는 관계, 하느님과 맺는 관계가 어그러져 버리는 체험에서 온 것을 죄라고 정의한다.

「칠죄종 일곱 가지 구원」은 칠죄종(교만ㆍ인색ㆍ시기ㆍ분노ㆍ음욕ㆍ탐식ㆍ나태)의 기원이 된 여덟 가지 악한 생각을 주제로 다룬 책이다. △탐식, 음식과 맺는 뒤틀린 관계 △음란, 육체와 맺는 뒤틀린 관계 △탐욕, 물질과 맺는 뒤틀린 관계 △분노, 타인과 맺는 뒤틀린 관계 등 10개 강의로 구성했다. 가톨릭평화방송TV ‘황인수 신부의 칠죄종’ 강의와 피정 때 다룬 내용을 정리해 엮었다.

그리스도교 수도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칠죄종이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수도승 교부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345-399)였다. 소아시아의 폰투스 지방 출신으로, 이집트에서 수도승으로 살았다. 칠죄종과 수도승의 전통은 깊은 연관이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에 의해 공인된 3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박해하던 그리스도교를 제국의 종교로 받아들였고, 380년에는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국교로 삼았다. 문제는 황제가 그리스도인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신자가 되려고 몰려들었다. 당시 로마에는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로 귀족과 평민 세력으로 나뉘었고, 최고의 파트로네스라 할 황제가 그리스도교의 후원자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교회로 몰린 것이다.

이때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켜온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버리고 광야로 들어가는데, 이것이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의 시초가 됐다. 그러나 광야로 들어간 이들은 혼자 있으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 온갖 체험을 한다. 물질에 대한 집착, 오래된 상처, 분노 등으로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다 수도 생활을 포기하게 된다. 수도생활을 하던 대 바실리우스(329~379)는 죄의 실제 모습을 자기식으로 풀었다.

“우리는 생각으로 쉽게 죄를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마음을 만드신 분께서는 대부분 죄가 의도의 시작, 충동에서 이뤄짐을 아시고 마음 깊은 곳의 순결을 첫 번째 덕으로 규정하셨습니다.”

황 신부는 “우리는 하느님이 아니고 인간이며, 한계를 지닌 약한 존재이기에 자신을 스스로 구원하려고 할 때 죄를 짓게 된다”며 “오히려 죄는 나 자신을 찾음으로써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복된 자리”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성바오로출판사가 펴내는 아레오파고스 시리즈 첫 번째 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시대에 맞는 언어로 선포하기 위해 기획했다. 아레오파고스는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던 유다교의 환경을 떠나, 그리스의 낯선 문화에서 복음을 선포한 장소다.(성바오로/1만 3000원)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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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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