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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척 하기 힘드신가요? 덜 착한 게 건강한 겁니다”

서울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신작 「착한 사람 그만두기」 출간... “죄를 피하며 경직된 삶 살기보다행복하게 마음 건강 챙기는 것이하느님 뜻을 따르는 올바른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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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사람 그만두기」를 펴낸 홍성남 신부. 홍 신부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심리적 억압이 심해 자기 삶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겉으론 점잖고 착해 보이는데, 속은 새가슴 좁쌀영감이에요. 심리적 억압이 심해 자기 삶을 갖기 어렵죠. 마음이 연옥 상태고, 자신을 몰아붙이고 벌을 줍니다. 누군가 착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 힘들어하고, 자신은 착하지 않은 행동을 못 하죠. 덜 착한 게 건강한 겁니다.”

착한 사람을 그만두라니. ‘착하게 살자’처럼 많이 들어본 말이 또 있을까. 속이 뻥 뚫리는 영성심리 상담으로 알려진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홍성남 신부가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때 쉬어」 「벗어야 산다」 「너나 잘해」 등에 이어 새 책을 냈다. 「착한 사람 그만두기」(아니무스/1만 5000원)다.

“‘우리 애는 참 착해요’ 하며 칭찬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아이를 조종하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있는 겁니다. 착하다고 칭찬하니까 착하지 않은 행동을 억압하고, 아이는 착하려고 애를 써요. 아이는 개구쟁이 같아야 하는데, 어린아이 같은 면을 발달하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 강화지요. 아이의 착하지 않은 본성을 눌러서 신경증이 됩니다.”

홍 신부는 책에서 ‘착한 사람’으로 버텨온 이들에게 구원의 밧줄을 던진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자기주장을 못 하고 양보만 한다. 퍼주다 보니 마음에 피해 의식과 억울함, 분노가 쌓인다. 분노를 비난하면서도 분노가 없는 듯 가짜 평화를 연출한다.

“상대방이 뭘 해달라고 했는데 해줄 수가 없을 때는 거절하는 게 건강합니다. 거절해서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생각해서 가진 것도 없는데 대출을 받아 빌려주는 사람들이 있죠.”

홍 신부는 “주님 가르침의 핵심은 행복인데, 많은 종교인이 신자들을 죄인으로 몰아붙여, 병적인 신앙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책을 내는 이유는 병적인 콤플렉스를 가진 종교인들로 인해 병적인 가르침에 오염된 신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다. 그는 “왜곡 해석된 종교인의 가르침에 오염된 신자들이 많다”면서 “교회가 신자들을 경직되게 만들고, 죄인으로 몰아붙인다”고 지적했다.

“많은 종교인이 ‘하느님 뜻대로 살라’고 하는데 하느님 뜻이 뭔가요? 사람의 마음 안에는 외부에서 명령어가 주어지면 세분화시키는 기제가 있습니다. 착하게 살라고 하면, 착하게 사는 것의 목록을 세분화합니다. 문제는 목록이 많아지면서 움직이기 힘든 거예요. ‘십일조를 안 내면 암에 걸린다, 사업이 안된다’ 이런 말들은 거의 종교 범죄에 가깝습니다.”

그가 말하는 하느님의 뜻은 죄의 목록을 세분화해 그것을 피하며 경직된 삶을 사는 게 아니다. 홍 신부는 교회에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신자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하느님의 뜻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과 똑같습니다. 행복이지요. ‘하느님이 벌줄지도 몰라’ 하며 사는 가톨릭 신자들이 너무 많아요. 성직자들이 신자들 마음을 치유해줘야 하는데 더 심한 환자로 만들어요. 우리가 치유자로서 역할을 못 한 겁니다.”

불혹에 접어들어 처음 상담을 접한 홍 신부는 “상담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굉장히 많은 껍질을 뒤집어쓰고, 술독에 빠져 살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역할을 끝내고 나면 허탈했는데, 상담을 통해 내 삶이 내 것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홍 신부는 책에서 건강한 죄의식, 힘 빼기 연습, 우울 바이러스 이겨내는 법,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법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방법으로 웃는 훈련을 한다. 혼자 운전을 할 때에도 파안대소하고, 우울한 생각이 들 때 웃는 표정으로 만든다.

“한국 사회는 웃음이 필요합니다. 가톨릭교회는 더 그렇죠. 너무 엄숙합니다. 성당에 있으면 영안실에 있는 것 같아요. 예수님 얼굴도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어요. 허허.”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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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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