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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성서시대의 일상생활/자크 브리앙ㆍ미셸 케넬 지음/안영주 옮김 / 성서와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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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시대의 사람들의 일상은 어떠했을까? 청혼은 어떻게 했으며, 자녀들은 어떻게 키웠을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무엇을 먹었을까? 이스라엘 농부와 대장장이는 왜 가깝게 지냈을까? 재산 상속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성서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폭넓게 다룬 책이 나왔다. 프랑스 출신의 자크 브리앙 성서학자와 신약 전문가이자 주석가인 미셸 케넬 신부가 프랑스의 저명한 계간지 「성경의 세계」에 실었던 글을 보완한 모음집이다. 집, 가구, 결혼, 음악, 화폐를 비롯한 의식주, 종교, 사회, 경제를 5장에 나눠 소개했다. 각 주제에 따라, 신약과 구약 시대를 나눠 설명했다.
 

이스라엘 왕국과 유다 왕국 시대에 혼인은 가족 간에 이뤄지는 세속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예언자들은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남녀의 결합’에 즐겨 비유했다. 혼인의 첫 단계는 남자가 혼인하고 싶은 처녀의 부모 집으로 찾아가 청혼하는 것이다. 같은 마을에서는 부모가 대신 청혼하는 관습이 자연스러웠다. 부모가 자녀의 혼인에 개입하는 것은 이방인과 혼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사울 임금은 딸 메랍과 미칼의 혼인을 결정(1사무 18,17-27)했으며, 늙은 토빗은 아들에게 “조상의 후손들 중에서 아내를 맞아들이고, 네 아버지 부족 밖의 낯선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일이 없게 하라”(토빗 4,12 참조)고 당부했다.
 

신구약 시대의 자녀교육은 일관되게 엄혹했다. “자식을 징계하여라. 그가 너를 평안하게 하고 네 영혼에 기쁨을 가져다주리라”(잠언 29,17) 하는가 하면, 기원전 200년경에 집필된 집회서 30장에는 “자녀의 응석을 받아주기만 하면 그가 너를 섬뜩하게 하고, 그와 놀아주기만 하면 그가 너를 슬프게 하리라.”라고 했다. 자녀가 커서 고집불통이 되어 순종하지 않는 것을 경계하며, 어릴 때부터 매와 벌로 다스릴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녀교육에 실패가 있음을 여러 예로 보여준다. 엘리 사제의 아들들은 그들이 아버지처럼 사제임에도 불구하고 불량한 자들이었으며(1사무 2,12-17), 사무엘의 아들들은 판관이었지만 아버지의 명예는 안중에도 없었다.(1사무 8,1-3)
 

성서시대의 직업은 농민, 장인, 율법학자를 구분하지 않고 대대손손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수됐다. 이스라엘 사회는 대부분 소작인이었는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수공업자들이 점점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옹기장이와 대장장이, 목수와 석수, 직조공과 염색업자들이 등장한다. 대장장이는 이스라엘 농부에게 꼭 필요한 장인이었다. 농부들은 대장장이 집에서 곡괭이와 도끼의 날을 가는 등 농기구를 고칠 수 있었다. 대장장이는 검이나 창도 만들었는데, 정권이 무장봉기를 억제하려면 대장장이들을 장악해야 했다. 이 이유로 필리스티아인들은 히브리인들이 무기 만드는 것을 금지(1사무 13,19)했다. 이후 기원전 597년, 바빌론인들이 예루살렘의 훌륭한 사람들과 대장장이들을 끌고 간 것(2열왕 24,14)도 무기를 만들 수 없도록 원천봉쇄하기 위함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유다인의 삶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아들들이 아버지의 유산을 나눠 받았는데 장남이 두 배의 몫을 차지했다.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아들은 자기 몫의 재산을 요구할 수 있었는데, 이는 가족의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장남을 제외한 다른 아들에게만 가능했다. 그러나 자기 몫의 재산을 받은 아들은 아버지가 죽었을 때 나머지 재산상속을 포기해야 하며, 보통은 아버지가 살아있는 동안 종신연금으로 갚아야 했다. 집회서의 현자들은 가장들이 생전에 재산을 넘겨주는 것을 경계하라고 했다. “네가 아직 살아 숨 쉬는 한 아무와도 네 자리를 바꾸지 마라. 네 아들들의 손을 바라보느니 자녀가 네게 청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집회 33,21-22)
 

두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의 관심은 그 자체로는 성경 본문에 묘사되어 있지 않아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상의 삶을 그려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성경을 접할 때 오늘날 생활양식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좁혀주는 책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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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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