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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은 끝이 아닌 희망의 시작

베네딕토 16세 교황 「종말론」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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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신학 교수 재직 당시 20년간 ‘종말론’을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신학 서적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신학자로 활동한 젊은 신학자 요제프 라칭거는 당시 신학 경향과 공의회 이후 전개된 신학 방향을 잘 녹여냈다. 당시 이 책의 출간은 독일에서 몸과 영혼의 문제, 영혼 불멸에 대한 물음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2015년 독일 본 대학교에서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한 요제프 라칭거의 신학’을 주제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조 신부는 독일에서 「종말론」을 읽고, 감명받아 우리말로 번역했다.
 

“종말론이라는 주제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뚜렷하게 대두한 시점은 기원전 2, 3세기였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때이지요.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종말론이라는 주제의 핵심은 희망이에요. 예수님을 통해 전해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통한 인간 구원입니다.”
 

조 신부는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종말이 단순히 끝이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메시지가 종말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종말론」에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신학이 전통적으로 집중해온 △천국 △지옥 △심판 △부활이라는 네 주제를 종말 사건과 연결해 통합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종말론의 성서학적 기원, 역사적 전개 과정, 현재 신학자들의 논의와 문제점 등을 비롯해 그리스도인이 관심 갖는 인간의 죽음과 부활, 그리스도의 재림, 지옥과 연옥, 천국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뤘다. 「종말론」은 오늘날 그리스도교 종말론에서 주장되는 ‘지나친’ 인간 중심적 경향과 ‘지나친’ 내세적 경향의 종말론을 철저하게 배격한다.
 

“이 두 경향이 20세기 초중반에 뚜렷하게 나타난 현상이에요. 그리스도교의 종말론은 내세적 차원과 현세적 차원이 다 있는데, 이 둘을 지나치게 현세적으로 해석하거나, 또 지나치게 내세화하려는 경향을 거부하신 거죠.”
 

지나친 인간 중심적 경향은 그리스도교 본래의 하느님 나라를 왜곡시키며, 근본주의적 경향은 내세적 경향만을 강조한다. 조 신부는 “종말론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른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인간이 직면한 상태는 호수 위를 걸으려고 애쓰는 베드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는 물 위를 걸어 주님께로 가려 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중략) 주님이 내미신 손만이 물에 빠진 베드로를(인간을) 구해 주실 수 있다.”(188쪽)
 

조 신부는 “오늘날 모든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하느님께 의탁하고 믿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능력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인간이 할 수 없기에 의탁해야 하는 신앙이 종말론에 녹아있다”고 덧붙였다.
 

조 신부는 신흥 종교들이 전파하는 거짓된 종말론은 하느님의 말씀에 인간의 욕망을 교묘하게 섞어,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하느님의 뜻을 해석하는 특징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리스도교 종말의 핵심은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함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은 다음에 하느님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신앙이자, 종말이며 구원입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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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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