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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군상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지음 / 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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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을 향해 밤새도록 달리는 토하(吐霞)와 달릴 때 핏줄이 터져 피보라를 일으키는 야백(夜白), 두 마리의 말이 등장하는 소설. 문장과 표현의 힘을 빼놓고선 이야기할 수 없는 김훈(아우구스티노) 소설가가 3년 만에 신작 소설을 냈다.
 

아득한 시간과 막막한 공간이 소설의 무대다. 작가는 이 무대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굳이 시대를 밝히자면 인간이 말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할 수 없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다.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초(草)와 단(旦)이라는 두 나라의 전쟁을 배경으로 삼았다. 두 마리의 말은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빈다. 인간의 참혹하고 허망한 전쟁을 목도하고 전후의 폐허에서 우연히 만난다. 작가는 이에 “말은 문명과 야만의 동반자였다”며 “인간에게서 탈출하는 말의 자유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훈의 문장을 헤치고 들어가면 문명과 야만의 뒤엉킴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 줄기를 만날 수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 공간을 옮겨 놓은 지도도 수록했다.
 

최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고대국가 시대부터 인간이 서로 대립하며 피를 흘렸던 폭력성의 뿌리와 공포의 근원을 써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10여 년 전 미국 그랜드 캐니언 남쪽 원주민 마을을 방문했을 때 “어둠 속에서 수백 마리 야생마들을 보고 말에 관해 써야겠다는 모호하고 강한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마사회 도서관에서 말의 생태와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며 오랫동안 구상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고희가 넘은 김 작가는 “여생의 시간을 아껴서 사랑과 희망, 인간과 영성, 내 이웃들의 슬픔과 기쁨, 살아 있는 것들의 표정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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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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