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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사랑한 책, 나도 읽어볼까

교황이 읽어 화제가 된 문학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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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들은 어떤 문학작품을 즐겨 읽을까? 코로나19로 외부 활동뿐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하는 신앙생활이 어려워진 지금, 책을 통해 영적 목마름을 채워보면 어떨까. 교황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화제가 되었던 소설들을 소개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옙스키 지음  / 민음사·열린책들·푸른숲·문학동네
 


 역대 교황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소설. 근대소설의 새 장을 연 도스토옙스키 최후의 걸작으로, 도스토옙스키가 평생을 숙고해온 종교적·철학적 성찰과 작가적 역량이 집대성된 불후의 명작이다. 정념과 이성, 신앙을 대변하는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의 행동과 의식을 통해 자유와 믿음, 인류애와 구원의 문제를 그렸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2007)에서 하느님 은총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여기는 오류를 지적하며, 정의를 배제한 은총을 반대했다. 교황은 이 회칙에 “도스토옙스키가 이 소설에서 이러한 하늘나라와 이러한 은총을 반대한 것은 옳았다”고 썼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 민음사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가톨릭 작가인 베르나노스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첫해에 발표한 「복음의 기쁨」을 쓸 때 참고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교황은 복음 선포자들이 빠지기 쉬운 무기력한 나태, 회색 실용주의 등에 빠지는 슬픔을 경계하면서 “이러한 슬픔은 악마의 가장 귀중한 영약인 양 마음을 사로잡는다”(83항)고 썼다. 스스로 이 구절은 이 책에서 인용했다고 밝혔다.

 

배경은 1930년대 프랑스 북부의 작은 시골에 있는 앙브리쿠르성당이다. 가난과 욕망, 권태와 타성에 젖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병약하고 인간관계가 서툰 시골 신부는 슬픔과 고뇌에 휩싸인다. 작가는 나약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인간의 고결한 본성을 그렸다. 신부는 악과 싸우기 위한 용기와 힘을 얻기 위해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내면과 고독까지 들여다본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프랑스 가톨릭 작가인 베르나노스를 “성인들의 이상에 매료된 위대한 작가”라고 칭송했다.
 


약혼자들
 
알렉산드로 만초니 지음 / 문학과 지성사  


단테의 뒤를 잇는 이탈리아의 거장 알렉산드로 만초니의 역사소설이다. 밀라노 폭동, 30년 전쟁, 페스트가 유럽을 휩쓴 17세기 초의 롬바르디아를 무대로 썼다. 악독한 귀족과 비겁한 사제들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는 두 농사꾼 연인의 투쟁을 그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 인터뷰에서 “세 번 읽었는데, 또 읽으려고 책상에 놔둔 책”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성 바오로 6세 교황도 알렉산드로 만초니 서거 100주년 때 추모 공개서한을 통해 작가의 문학혼을 기렸다.
 


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 메이븐  
 

로버트 휴 벤슨이 1907년 발표한 책으로,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이나 추천하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화제가 됐다. 세계 대통령으로 등극한 미국 정치인과 교황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벤슨이 100년 전 상상한 미래 사회는 극단적 물질주의와 인간 중심주의가 지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람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면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이 세상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과연 인간은 이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의 답을 찾아갈 수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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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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