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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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가 풀어낸 동양철학의 정수

도덕경 편지 / 편저 신대원 신부 / 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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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 속에서 복음을 즐기고, 복음 속에서 동양 고전을 즐기는 신부가 있다. 10년 전 유교 경전의 핵심인 사서오경 중 사서에 속하는 「중용」을 가톨릭 시각으로 풀어낸 「중용 속에서 놀다」를 출간하더니 이번에는 동양철학의 정수로 꼽히는 노자의 도덕경에 눈을 돌렸다.
 

“천지지간에 인간은 그저 보잘것없는 한 줌 모래 알갱이에 지나지 않은가? 하지만 그 삶이 마냥 초라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나는 안다. 더는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걷는 길을 앞서 걸어갔고, 저만치 걸어서 손짓하는 노자라는 양반을 우리는 기어코 만나야 할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세상이 점점 애매한 쪽으로 흘러가는, 가면 갈수록 ‘나는 꼭 그를 한번은 만나야 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었다.”
 

안동교구 신대원(안동교회사연구소장) 신부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경북 상주에 있는 맨발의 가르멜 여자 수도회 수녀들에게 쓴 편지를 모아 엮었다. 상ㆍ하 두 권으로 펴낸 「도덕경 편지」(동명)는 편지 형식의 강의에 가깝다. 몇 해 전, 맨발의 가르멜 여자 수도원 소임을 맡았던 신 신부는 수녀들에게 노자의 도덕경 내용을 풀이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신 신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새 소임지로 이동했다. 신 신부는 내친김에 노자가 걸어간 길을 더듬거리며 찾아 나섰고, 82장으로 구성된 도덕경 해설을 편지로 적어 보내기 시작했다.
 

신 신부는 도덕경을 인류를 향한 ‘비가(悲歌)’, ‘애가(哀歌)’, ‘연가(戀歌)’에 비유한다. 세상을 향한 노자의 맺힌 한풀이 혹은 세상을 위한 그의 마지막 참된 삶에 관한 메시지라고 강조한다. 편지글에는 성경 말씀과 도덕경 해설이 함께 녹아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 도(道)를 본받아, 자연에 순응하고 인위적이지 않은 무위(無爲)의 삶을 살 것을 주장한다. 노자는 겸손과 무욕의 실천적 태도를 강조했다.
 

“수녀님, 확실히 노자의 ‘도’의 모습은 ‘하느님의 말씀’과 비교했을 때 무척 많이 닮아 있지요. 노자는 도의 행위를 ‘무위’라고 합니다. ‘무위’는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저절로 그러함(자연)에 따라서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 곧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눈에는 마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의미하지요.”(‘도는 언제나 무위하면서 못 하는 일이 없지’ 중에서)
 

신 신부가 동양고전에 매혹된 건 서강대학교 인문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수학하면서다. 「도덕경 편지」는 유유자적한 마음으로 쓴 편지글이어서 계절의 아름다움과 안부 인사가 독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끈다.
 

김병수(한국외방선교회) 신부는 서문 ‘다시 노자를 읽어야만 하는 시대’에서 “도덕경을 풀이한 책은 많다. 그러나 정말 뼛속까지 노자인 사람, 노자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쓴 해설은 다르다”면서 “이 책은 수도자의 길, 여성에 대한 이해, 생태의 원리에 그 현대적 가치를 매길 수 있다”고 썼다.
 

올해는 저자가 사제서품을 받은 지 30년 된 해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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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2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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